꽁치 한 마리의 논란은 어마어마했다. 꽁치로 만든 요리에 시청자들은 분노했고, 요리를 만든 셰프 맹기용은 졸지에 자숙 아닌 자숙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고진감래(苦盡甘來)라 했던가. 논란의 시간이 흐른 뒤 오히려 달콤한 결실들을 하나 둘 얻고 있다. 맹꽁치 별명이 부끄럽지 않게 꽁치 CF도 찍었고,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콘텐츠의 호스트가 됐다. 뿐만 아니라 한식퓨전 셰프로 중국까지 진출하게 됐다.
-오랜만이다. 어떻게 지냈나.
"'냉장고를 부탁해' 후 1년이 흘렀다. 그동안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지냈다. 광저우에서 석 달을 지내고, 상하이로 옮긴 지 한 달 정도 흘렀다.
-중국에는 왜 갔나.
"지인을 만나러 광저우에 갔다 머물게 됐다. 광저우는 식문화가 매우 발달한 곳이다. 맛있는 음식도, 신선한 식재료도 많아 머물고 싶은 곳이다. 더욱이 투자를 받아 현지에 작은 식당을 열게 됐다."
-어떤 식당을 중국에 여나.
"현지에서 인기 있는 한식인 분식을 컨셉트로 퓨전 떡볶이 등을 파는 분식 카페를 낼 계획이다. 다음달 상하이에 오픈할 예정이다. 중국인, 한국인 사업가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분식이라니 의외다.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현지 재료를 사용한 분식이다. 다양한 장과 식초를 응용하거나 현지에서 잘 먹는 식재료를 사용한 메뉴들을 구상 중이다. 예를 들어 고추장, 간장 중심의 떡볶이가 아닌 중국식 매운맛인 마라 떡볶이나 반찬으로 흔히 먹는 말린 두부를 넣은 김밥 같은 음식이다."
-상하이에 열게 된 계기는.
"광저우를 중심으로 한 광둥요리는 워낙 색이 강해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반면 상하이는 다양한 외국 음식이 모여 미식은 물론 문화까지 발달한 곳이다."
-현지 음식은 즐기나.
"감히 말하자면 가리는 게 없이 다 잘 먹는다. 유행하는 쓰촨이나 후난 음식도 맛있고, 광둥 요리는 담백하고 심심해 맛있다."
-중국어 대화는 가능한가.
"처음에는 몸짓발짓도 했다. 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대화가 가능하다. 원래 언어에 대한 겁이 없어 억양 같은 현지인 특징을 잘 따라 한다. 4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하면 믿지 않는다."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 후 파장이 컸다.
"그 당시 진짜 힘들었다. 홍대 주차장 거리를 걷는데 사람들이 나만 쳐다보는 것 같아 골목으로 숨었을 정도였다. 나 혼자만 힘들면 괜찮은데 가게로 협박전화를 해 직원들까지 고통을 받았다. 당시에는 힘들었는데 시간이 해결해줬다. 지나고 보니 추억이 됐다."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힘든 일도 없지 않았나.
"예전에 한 방송에 식당이 소개돼 정말 잘 된 적이 있다.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나눠 주며 정말 행복했다. 직원들의 대우의 위해, 가게를 위해 잠을 아껴가며 방송을 했다. 그런데 꽁치 이후로 가게를 돌보지 않고, 요리를 게을리한 사람으로 보여졌다."
-맹꽁치라는 별명도 얻었다.
"평범한 이름보다 맹꽁치로 불리는게 좋다. 사실 꽁치한테 미안하다(웃음). 실제로 캔꽁치를 좋아한다. 꽁치는 맛있는 생선이지만 식탁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재료가 아니다. 꽁치를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어 방송에서 만든 건데 잘 안됐다."
-최근에 꽁치 CF도 찍었다. 셀프디스인가.
"광고 제의를 받았을 때 내가 광고주를 걱정했다. 회사 주식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었다. 오히려 꽁치 회사에서 긍정적으로 얘기해줘 감사하다. 정말 열심히 연기하며 촬영했는데 그래서 더 웃긴 광고가 나온 것 같다."
-1인 미디어와 중국 방송도 출연했다.
"봅씨TV에서 '맹기용의 맹땅에 헤딩'을 진행하고 있다. 신기한 식재료들로 만든 음식을 먹는 중국에서의 모습에 반응이 좋다. 중국 방송은 요오쿠가 기획한 서울의 외식 편에 나왔다. 세계 여러 도시의 외식들을 소개하는데 중국어로 맛 표현이 가능해 발탁됐다."
-중국 진출 부담은 없나.
"한국보다 덜하다. 중국인들이 나에 대해 알지 못하니 요리만 잘 하면 된다."
사진=봅씨TV 제공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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