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법사위원장 배분 두고
더민주-새누리 원내대표 신경전
18개 상임위 개편 문제도 쟁점
20대 국회 개원을 3주가량 앞두고 여야 3당간 원 구성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논의의 신호탄은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쏘아 올렸지만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견제구를 던지는 등 수싸움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오늘부터 3당 원내수석과 공식, 비공식적으로 만나 원 구성에 대해 논의하겠다”며 “여기서 상임위 배정, 상임위 분리 문제를 포함한 모든 의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국회의장과 법제사법위원장직 배분, 상임위 분할 및 통폐합 등이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공식 협상에 앞서 3당 원내대표들은 장외에서 ‘애드벌룬’을 띄우기 시작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소야대를 만들어 준 민심이 원 구성에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국회의장직은 제1당이 맡는 게 순리가 아닌가 싶다”며 “정부여당은 여전히 새누리당인 만큼 법사위를 야당이 가지고 제어기능을 일정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밝혔다.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단 티타임 후 “국회의장과 법사위를 다 야당이 맡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며 견제구를 던졌다. 직권상정 권한을 가진 국회의장직을 야당에 내주더라도 국회서 발의되는 모든 법안을 심사하는 법사위원장 자리는 가져와야 한다는 게 새누리당의 내부 기류다.
18개의 상임위원회 개편 문제도 점차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를 쪼개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교육 이슈에서 큰 충돌이 생기면 문화이슈가 거의 처리되지 못한다”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과 문화를 분리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상임위 증감이나 통합은 과거부터 (논의가) 있어왔기 때문에 활발히 진행하겠다”며 “환노위도 이질적인 상임위인 만큼 분리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20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상임위를 늘리면 불필요한 ‘밥그릇 늘리기’ 논란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 원내대표는 “다른 상임위까지 분할하다 보면 국민들 부담이 커진다”며 “일단 교문위 하나 정도는 국민들의 이해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오는 것이 일부 상임위들의 통폐합 안이다. 박 원내대표는 “국방위와 정보위를 합칠 수 있고 유명무실한 윤리특별위원회를 국회운영위원회와, 1년에 몇 번 열리지 않는 여성가족위원회를 안전행정위원회와 합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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