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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서진 "유이 열애 덕에 연기력 인정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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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서진 "유이 열애 덕에 연기력 인정 받았죠"

입력
2016.05.0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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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이' 이서진이 '멜로킹'으로 거듭난 2개월이었다. MBC 주말극 '결혼계약'에서 이서진은 유이와 애절한 러브스토리를 실감나게 그리며 안방극장을 적셨다. 방송사 내에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이 작품은 시청률 22.4%(닐슨코리아 전국)로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시한부 연기를 펼친 유이, 극 전체를 이끈 이서진의 호연이 만들어낸 성과였다. 드라마 종영 뒤 만난 이서진은 평소보다 수척해진 얼굴이었다. 며칠간 몸살을 앓았다. 그만큼 혼신을 다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작품이었다.

-살이 많이 빠졌다.

"힘들었는지 촬영이 다 끝나고 나서 몸살에 걸렸다. 그래도 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이라서 기분 좋았다. 1~2회 반응 보고 어느 정도 되겠다 싶었다.(웃음)"

-캐스팅 단계에서 작가에게 대본 수정을 요청했다는 말이 있다.

"처음에는 역할이 너무 착해 보여서 안 한다고 했다. 이렇게 착한 사람은 당연히 그렇게 하겠지 싶어서 별로였다. 얼마 되지 않아 작가와 자리가 마련됐다. 오래 글 쓰신 분인데 그런 부분 때문에 안 한다고 하면 더 실례라서 많이 난감했다. 하지만 작가는 '전혀 신경 안 쓴다'며 3일 만에 수정을 해줬고 무한 감동을 받았다."

-자신이 강조한 부분은 무엇인가.

"'삼시세끼'에서 보여준 모습과 너무 다르게 시작하면 시청자들이 어색하게 여길까봐 연결하고 싶었다. 대놓고 착하기 보다 제 멋대로인 녀석이 조금씩 변하는 쪽이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실제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도록 노력한 건가.

"성격이 같다는 것은 아닌데 표현하는 방법을 내 방식대로 한 부분이 많다. 내가 배역에 들어가는 메소드 연기가 아니라 이서진이란 인간의 테두리 안에서 연기하고 싶었다. 그 것이 더 자연스럽고 요즘 시대 맞는 연기 같다. 사극이라도 약간의 내 본래 성격을 강조하는 편이다."

-유독 눈물 흘리는 장면이 많았는데 평소에도 눈물이 많은 편인가.

"전혀 아니다. 항상 밝은 것을 좋아한다. 진지한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지나간 것에 대한 후회도 없어서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성격이다."

-유이 말로는 마지막 촬영 때 울었다는데.

"절대 아니다. 잘못 된 제보다. 그냥 우는 장면이었다. '컷' 사인이 나고 피곤해서 세트장을 나간 건데 울면서 나간 줄 알았나."

-유이를 보는 모습에 진짜 감정이 아니면 나오기 힘든 눈빛이란 말이 많았다.

"유이가 다른 분(이상윤)하고 열애 기사가 기막힌 시기에 나와 천만다행이다. 실제 감정처럼 보인다는 건 얼마나 좋은 말인가. 진짜 열애 상대가 공개됐으니 나는 더 좋다. 굳이 해명 안 해도 되지 않나. 유이 열애 덕에 내 연기력을 인정 받은 셈이다(웃음)."

-어떤 마음로 그렇게 몰입할 수 있었나.

"어릴 때는 열정적으로 사랑했었다. 앞으론 못해볼텐데 여기서라도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었다."

-현실에서는 최지우와 열애설이 잊을만 하면 흘러나온다.

"재밌다. 솔직히 최지우와 뭘 했다고 그러는지…. 빨리 연애하길 바라는 것 같다. 최근 3년간 너무 바빠서 누군가를 만날 기회가 더 적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 진한 멜로에 대한 한풀이가 됐겠다.

"더 나이 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할 수는 기회였다. 사실 난 로맨틱 코미디에 어울린다. 하지만 막상 그런 작품들은 내가 원하는 것과 다른 코미디가 많아서 망설여진다. 표현을 잘 안 하는 스타일인데 대부분 표현으로 웃기지 않나."

-겉으로는 차갑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소위'츤데레'의 대표 주자다운 말이다.

"말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마음은 마음으로 느낄 때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표현에 서툴지만 알아주면 고맙다. 못 알아줘도 상관 없다. 내 마음을 주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만족한다."

-'더 나이 들기 전에'라는 말이 와 닿는다. 나이에 요즘 신경이 많이 쓰이는 건가.

"어릴 때로 돌아가거나 붙잡고 싶은 마음은 없다. 오히려 연기할 때 감성이 깊어져서 좋다. 예전에는 연기도 욕심으로 하며 넓게 보지 못했다. 이젠 상대 감정도 보게 되고 전체 흐름이 보인다. 마음이 넓어져서 편하다. 대신 더 완벽하게 하고 싶어졌다. 원래 뭐든 하기 싫어하는 성격인데 하게 되면 완벽하게 소화하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연기 인생 중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은 작품이었겠다.

"술에 거의 입도 안 댔다. 감정신이 뒤에 너무 많아서 집중하려면 체력이 뒷받침 돼야 했다. 80% 이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었다. 예전엔 안 자고 촬영할 때도 많았는데 이번에는 어떻게든 잠을 많이 자려고 노력했다."

-절절한 배역을 한 번 소화하면 후유증이 오래 간다고 하던데.

"이틀 뒤에 예능 녹화(KBS2 '어서옵쇼')를 시작해서 바로 지워졌다. 잘하면 두 달 정도 여운이 남은 채로 고생할 수 있었다. 바쁘니까 차라리 잘 잊혀지는 것 같다."

-나영석 PD의 예능이 아니라서 의외다.

"사실 나영석 말고 다른 예능을 할 생각이 없었다. 내가 예능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나를 잘 아는 사람은 나영석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제작진이 정말 끈질기게 섭외를 해서 이 정도 노력이면 '해야겠다' 싶었다."

-큰 작품 끝냈으니 이제 예능 활동에 올인하는 건가. 올해 계획은.

"다른 예능에 욕심은 없다. 아직 뚜렷한 계획은 없다. 좋은 작품이 있다면 할 수 있다. 안 하려고 안 한 것은 한 번도 없다."

사진=임민환 기자, MBC 제공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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