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조선 3사인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이 발행한 회사채 중 2조원 이상의 만기가 내년에 돌아온다. 유동성이 여의치 않은 업체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내년 중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는 9,400억원에 이른다. 올해 9월이 만기인 4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합하면 내년까지 갚아야 할 회사채는 1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대우조선해양 전체 회사채 잔액(1조3,500억원)의 70% 수준이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내년에 상환해야 할 회사채도 각각 6,000억원과 6,800억원 규모다. 조선 3사의 내년 중 만기되는 회사채의 총액은 2조2,000억원이 넘는다.
채권시장에서는 유동성이 좋지 않은 데다 신용등급도 나쁜 조선 3사가 2조원대 채권을 현금으로 상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1,380억원에 불과하고,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재무상황과 신용등급(A+)이 대우조선해양보다는 나은 상황이지만 회사채 재발행을 통한 상환(차환)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A급 회사채 시장에서도 재무상황이 양호한 회사 위주로만 차환에 성공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탓인데, 조선 3사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조선 3사가 수주한 선박은 5척에 불과하고, 실적 개선도 더디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252억원, 삼성중공업은 영업이익 61억원으로 소폭 흑자에 그쳤다. 대우조선해양은 26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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