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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간ㆍ뇌하수체 등에 염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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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간ㆍ뇌하수체 등에 염증 가능성”

입력
2016.05.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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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옵디보 등 항암제 2종 폐암 치료제로 허가 받아

환자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와 싸울 수 있게 도와

“생명 연장 효과 10명 중 2명… 초기여서 부작용 사례 적은 것”

“지나친 기대는 금물” 지적

3세대 항암제로 꼽히는 ‘면역 항암제’가 최근 국내에서도 폐암 치료용 등으로 잇따라 허가 받으면서 암 환자들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가 제한적이어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면역 항암제만 믿고 기존 치료마저 미루는 것은 어리석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면역 항암제 2종이 지난달 폐암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면역 항암제는 이전까진 모두 국내에 환자가 많지 않은 흑색종(피부암의 일종) 치료용으로만 출시됐다. 그러나 사망률이 높고 치료가 어려운 폐암에도 쓸 수 있게 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제약업계는 이 약의 장점을 적극 홍보하며 국내 면역 항암제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폐암 치료용으로 허가 받은 면역항암제는 한국BMS제약과 한국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 한국MSD의 ‘키트루다’다. 이들 약은 환자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침입자로 인식해 공격하도록 하는 원리가 적용됐다. 1세대 화학 항암제나 2세대 표적 항암제처럼 약 성분이 암세포나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 단백질 등을 직접 공격하는 게 아니라 환자 몸의 면역체계가 스스로 암과 싸울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치료 체계로 평가받고 있다.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합병증이 생기는 등 기존 항암제가 가졌던 부작용도 거의 없다.

암 전문의들은 그러나 “작용 원리가 획기적인 건 분명하지만 기대가 일부 과장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부작용이 없고 내성도 생기지 않는다고 알려지면서 일부 폐암 환자들은 기존 치료 일정까지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면역항암제 역시 내성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워낙 초기여서 보고된 사례가 많지 않을 뿐이다.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면역항암제의 영향으로 과도하게 활발해진 면역세포들이 정상 장기를 공격하면 갑상선염, 간염, 부신 기능저하, 뇌하수체 염증 등이 생길 수 있다”며 “신중하게 써야 하는 약”이라고 강조했다.

전문의들은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아직 제한적이라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허대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면역항암제는 폐암을 완치하는 게 아니라 환자의 생명을 몇 개월 연장하는 약”이라며 “생명연장 효과가 나타나는 비율도 현재로선 10명 중 2명 안팎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흡연 정도나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 등에 따라 효과도 천차만별이다.

면역항암제 제조사들은 폐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며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허 교수는 “환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제한된 상황에서 새로운 약이라는 이유로 건강보험이 기존 항암제의 10~100배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지에 대해선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폐암 면역항암제는 한달 약값이 1,000만원대에 달한다.

면역항암제 허가를 계기로 보험 재정을 합리적으로 활용하면서 환자들의 치료 기회도 넓힐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온다. 강 교수는 “보건당국이 정한 약값을 모든 환자에게 일률 적용하는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초기 약값은 제약사가 부담하다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 경우 보험 적용을 시작하는 식으로 보험과 제약사가 위험을 분담하는 제도 도입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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