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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서 방정식 풀다 테러리스트로 오인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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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서 방정식 풀다 테러리스트로 오인된 교수

입력
2016.05.0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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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항공기 내에서 수학 문제를 풀다 테러리스트로 오인 받은 귀도 멘치오 펜실베니아대 경제학과 교수. 펜실베니아대 캡쳐
5일 항공기 내에서 수학 문제를 풀다 테러리스트로 오인 받은 귀도 멘치오 펜실베니아대 경제학과 교수. 펜실베니아대 캡쳐

미국 여객기 내에서 한 여성 승객이 복잡한 수학 방정식을 풀던 경제학과 교수를 테러리스트로 여겨 신고하는 바람에 항공기 출발이 지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5일 미국 필라델피아 공항을 떠나 시러큐스로 향하려던 아메리칸항공(AA) 여객기 내에서 30대 여성이 옆자리에 구릿빛 피부와 검은 곱슬머리의 아랍인처럼 보이는 남성이 앉은 것을 발견하곤 승무원을 불렀다. 복잡한 수식을 사용해 계산하는 ‘아랍인’이 수상하다며 테러리스트인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급기야 승무원은 기장과 항공사에 이 같은 신고내용을 전달, 막 이륙하려던 항공기를 멈춘 후 “연료부족으로 인해 잠시 돌아간다”고 기내방송을 했다. 신고한 여성은 “몸이 아프다”라며 기내를 떠났고, 곧바로 아랍인으로 보이는 남성도 보안 요원들에 이끌려 출국장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문제의 남성은 테러리스트는 물론 아랍인도 아닌 명문 아이비리그 펜실베이니아대의 귀도 멘치오(40) 경제학과 교수로 밝혀졌다. 그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 퀸스 대학교에서 예정된 ‘메뉴 비용과 가격 분산’에 대한 강연을 위해 시러큐스를 경유하는 비행기를 탔고, 강연 준비를 위해 미분 방정식을 풀고 있었던 것이다. 멘치오 교수는 지난해 이탈리아에서 40세 이하의 뛰어난 경제학자에게 주는 ‘카를로 알베르토’ 상을 받은 촉망받는 교수로 알려졌다. 그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인기가 몰고 온 ‘외국인 혐오증’이 있는 것 같다”라며 “기내에서 간단히 인터넷 검색만 해봤어도 이런 실수는 빚어지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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