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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유력 정치인들 반 트럼프 연대, 공화당 분당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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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유력 정치인들 반 트럼프 연대, 공화당 분당 직전

입력
2016.05.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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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사실상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로 확정됐는데도 당내 유력 인사들은 ‘트럼프 지지’ 입장을 유보하거나 거부하는 등 사분오열하고 있다. 때문에 공화당이 조만간 분당(分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 부통령에 이어 미국 내 권력 서열 3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5일(현지시간) “트럼프를 지지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그의 지지 선언을 유보했다. 2012년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오는 7월 열리는 공화당 전당 대회에 불참하기로 했고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도 전대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밖에 트럼프에 맞서 경선에 도전했던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등은 아직 전대 참석여부를 결정하지 않는 등 공화당 내 분열이 본격화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전 대통령인 부시 부자는 아예 “2016년 대선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부시 부자와 젭 부시는 오는 7월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도 불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공화당 내 유력 정치인들이 분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여론이 나쁜 트럼프를 지지할 경우 정작 자신들의 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원 선거는 오는 11월 34개주에서 치러진다. 미국 상원의원 임기는 6년으로 2년마다 총 의석의 3분의 1씩 다시 선출한다. 이중 현역 의원 교체 가능성이 큰 곳은 10개 주며 이 가운데 8곳의 현역 의원이 공화당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하거나 공화당 현역 의원들의 경쟁력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일리노이의 경우 현역 의원은 공화당이지만 “민주당으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마찬가지로 현역 의원이 공화당인 위스콘신도 박빙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공화당의 텃밭인 플로리다 역시 현역 상원의원인 마르코 루비오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공화당 후보들의 난립이 예상되는 만큼 민주당이 이를 활용할 여지가 충분하다. 공화당은 현재 상원 100석 가운데 54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다수당 위치를 빼앗길 수도 있다. 특히 무소속이지만 민주당과 정책 공조를 해 온 버니 샌더스(버몬트), 앵거스 킹 주니어(메인) 상원의원의 임기가 2018년까지라는 점도 공화당이 다급해 하는 이유다.

6선에 도전하는 매케인 의원도 지난달 애리조나주 선거 자금 모금 행사에서 “미국 내 히스패닉계열은 반(反)트럼프 일색”이라며 “만약 트럼프가 대선후보가 된다면 애리조나 선거는 내가 목숨을 걸고 치러야 할 정도로 최악이 될 것”이라고 털어놨다. 애리조나 주는 히스패닉계 유권자가 약 30%를 차지한다.

반대급부로 민주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반 이민 정책을 비난하면서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 유력 대선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5일 캘리포니아 이스트 로스앤젤레스 대학에서 “트럼프가 강제 추방부대를 설립해 수백만 명의 시민을 가축처럼 몰아내려 한다”고 비난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 히스패닉계 인구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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