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석유가스(LPG) 차량 감소세가 올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관련 법 개정으로 일반인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수요 확대를 기대했던 LPG 업계가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5일 대한LPG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LPG 자동차는 225만5,000대로 전년 말(227만5,700대) 대비 2만700대 가량 줄었다. 국내 LPG 차량은 2010년 245만6,000대를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후 지난해 말까지 5년 연속 줄면서 230만대 아래로 떨어졌고, 올해도 감소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휘발유나 경유 차량과 달리 LPG 연료(부탄)는 택시, 장애인ㆍ국가유공자, 렌터카, 일부 경차 및 RV 차량만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LPG 관련 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누구나 5년 이상 된 중고 LPG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지난해 1분기(-1만6,700대) 보다 올해 1분기(-2만700대) 감소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법 개정에 따라 렌터카업체들은 LPG 신차를 렌터해 차량을 이용한 뒤 5년 뒤 인수하는 프로그램을 잇따라 출시했다. SK가스와 E1 등 LPG 업체들은 렌터카회사들과 손잡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LPG 차량 감소세 흐름을 돌려놓지는 못했다.
반면 휘발유 차량은 지난해 말 기준 996만4,800만대에서 올해 3월 말 1,004만6,900대로 8만2,100대 가량 증가했고, 경유 차량은 862만2,300대에서 878만6,800대로 16만4,500대나 늘어났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도 불구하고 수입차들이 가격 인하 공세를 펼치면서 디젤차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인해 LPG 렌터카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보다 휘발유나 경유 차량을 직접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은 것도 LPG 감소세 지속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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