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힘겹게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아시아 정상의 꿈을 이어갔다.
전북은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장쑤 쑤닝(중국)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마지막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전북은 3승1무2패(승점 10)로 같은 시간 빈즈엉(베트남)을 이긴 FC도쿄(일본ㆍ3승1무2패)와 동률을 이뤘지만 승점이 같을 경우 승자승이 우선이라는 대회 규정에 따라 1위로 16강에 올랐다. 전북은 조별리그에서 FC도쿄를 두 번 다 이겼다.
이로써 K리그는 일찌감치 F조 1위를 확정한 FC서울과 전북, 두 팀이 16강 무대를 밟았다. 수원 삼성과 포항 스틸러스는 탈락했다.
전북은 이날 비기기만 해도 조 1위가 가능한 상황이라 다소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최강희 전북 감독은 경기 전날인 3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반드시 장쑤를 이기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3월 1일 장쑤 원정에서 2-3으로 패한 빚을 안방에서 갚겠다는 의지였다.
시작은 좋았다.
전반 18분 최철순(29)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쇄도하다가 수비수에 걸려 넘어졌고 레오나르도(30)가 페널티킥으로 골문을 갈랐다. 하지만 첼시에서 뛰던 미드필더 하미레스(29)를 비롯해 테세이라(26)와 조(29) 등 특급 외국인 공격수를 보유한 장쑤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전반 24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테세이라에게 왼발 슛을 허용해 동점이 됐다. 후반에도 장쑤의 공세에 고전하다가 루이스(35)의 반칙으로 상대에 페널티킥을 내줬고 조가 깔끔하게 차 넣어 경기가 뒤집혔다. 같은 시간 도쿄는 빈즈엉에 앞서 있었다. 이대로 끝나면 전북의 탈락이었다. 올 시즌 아시아 제패를 부르짖으며 우수 선수를 대거 영입한 최강희 감독의 꿈이 물거품이 될 위기였다.
수비수 임종은(26)이 전북을 살렸다. 후반 23분 오른쪽 코너킥이 뒤로 넘어오자 재치 있는 오른발 슛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막판에 한 차례 고비가 있었다. 후반 41분 일대일 위기에서 골키퍼 권순태(32)가 몸을 날려 실점을 막았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가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동아시아 그룹이 속한 E~H조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 호주 등 4개국이 나란히 두 팀씩 16강에 올랐다. 중국은 상하이 상강(G조 1위)과 산둥 루넝(F조 2위), 호주는 시드니FC(H조 1위)와 멜버른 빅토리(G조 2위), 일본은 FC도쿄(E조 2위), 우라와 레즈(H조 2위)다.
전북은 16강에서 멜버른과 격돌한다. 17일 원정에 이어 24일 홈경기다. 호주 장거리 원정이 부담스럽다. 서울은 18일(원정)과 25일(홈)에 J리그 최고의 인기 구단 우라와 레즈와 맞붙는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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