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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자율협약 불구 한진해운 앞길 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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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자율협약 불구 한진해운 앞길 험난

입력
2016.05.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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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료 인하 등 조건 충족해야

채권단 금융지원 받을 수 있어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에 이어 채권단의 공동 관리를 받는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한진해운으로선 정상화를 위해 힘겨운 첫걸음을 뗀 셈이지만, 앞날은 여전히 시계제로다.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용선료(배를 빌리는 비용) 인하와 회사채 채무조정 등 채권단이 내건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채권단으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중 하나라도 삐걱거리면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을 포함해 7개 은행으로 구성된 한진해운 채권단은 4일 오후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고 한진해운에 대한 조건부 자율협약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진해운은 금융권에서 빌린 차입금 7,000억원에 대한 원리금 상환을 3개월 뒤로 미룰 수 있게 됐다.

한진해운이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갔지만, 정부는 한진해운의 운명이 2개월 안에 가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진해운에 대한 기초적인 컨설팅 작업은 끝났기 때문에 한진해운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실사는 2개월 안에 끝날 것”이라며 “이 기간에 용선료 협상, 사채권자를 대상으로 한 채무조정, 해운동맹 가입 유지 등 채권단이 내건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사실상 채권단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율협약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이르면 내주부터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에 나서고, 19일께에는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만기 연장 등을 요구할 전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경우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용선료 협상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한진해운은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데다 사채권자 구성도 더 복잡해 정상화를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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