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은 첩첩의 산으로 둘러싸인 고장이다. 백두대간의 반쪽 남한 구간 700㎞ 가운데 무려 110여㎞가 지나는 곳이 문경이다.
황장산 옆의 차갓재가 그 백두대간 남쪽 구간의 딱 중간 부분이다. 이번에 개방된 황장산을 비롯 주흘산, 희양산, 대야산 등 문경의 산들이 100대 명산에 들고 백두대간도 대표하는 봉우리들이다.
월악산국립공원 측은 황장산의 개방 요구가 가장 많아 이번에 코스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백두대간 꾼들과 지역 주민들의 요청이 컸다는 것. 하지만 이번에 개방된 황장산 구간은 원점회귀 코스라 대미산과 벌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연결 역할은 하지 못한다. 또 황장산 풍경의 백미인 낙타봉 촛대바위 등 암릉으로 이뤄진 구간도 지나지 않는다. 월악산국립공원 측은 벌재나 암릉을 잇는 구간은 워낙 위험해 코스 연결이 쉽지 않다고 했다.
황장산이 있는 동로면은 문경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곳. 외진데다 표고도 높아 문경시청이 있는 곳과 비교하면 기온도 4,5도 낮다. 황장산 자락인 동로면 생달리는 ‘산다리’에서 연유한다. 첩첩의 골짜기 안에 있어 보이는 게 산과 달밖에 없는 동네란 뜻이다. 오지이기에 청정할 수 있었던 동로면은 전국적인 오미자 생산지이기도 하다. 1994년부터 오미자를 생산하기 시작한 동로면은 이제 전국 오미자 생산의 40% 가량을 담당하는 오미자 특구다. 마을의 곳곳에는 높다란 덩굴의 오미자밭이 조성돼 있다. 멀리서 보면 벌집 같은 모양의 조형미를 지닌다.
또 백두대간 자락은 일교차가 커 과일의 당도가 유독 높다고 한다. 동로의 곳곳에 많은 사과 과수원이 들어선 이유다. 요즘이 향긋한 사과꽃이 하얗게 흐드러질 때다. 황장산 산행길 초입에 있는 ‘까브’ 와인동굴카페는 폐광산을 활용한 곳이다.
황장산 산행을 하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은 2가지. 문경새재 쪽으로 나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올라타거나 벌재를 넘어 중앙고속도로 단양IC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단양IC를 이용할 경우 상선암 중선암 사인암 등 단양8경 중 3개의 경치를 지난다.
이성원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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