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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의 길 위의 이야기] 카페 문화

입력
2016.05.0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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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용하던 근처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문을 닫았다. 한없이 죽치고 앉아 있는 사람들 때문에 폐업했다는 소문이다. 인터넷이 되지 않을 때면 나도 컴퓨터를 들고 달려가 급한 일을 처리했던 곳이라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도 전에 양심이 뜨끔했다. 오래 전부터 카페에서는 컴퓨터를 앞에 두고 앉아 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오전에 봤던 사람을 저녁 무렵 다시 갔을 때 보는 것도 흔한 일이다. 이것이 지구촌 곳곳의 카페 문화이니 그러려니 하면서도, 운영자가 적자로 문을 닫는 일이 심심찮게 생긴다는 말에는 가해자가 된 것 같아 찜찜하다. 카페에서 컴퓨터로 일을 하는 것은 때로 큰 도움이 된다. 좁은 집까지 일과 관련된 사람이 오지 않아도 되니 카페는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장소이다. 기억해야 할 점은, 그곳이 차를 마시며 만남을 갖는 오픈된 장소이지 정숙이 의무인 도서관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데도 카페에 가서 일을 보다 보면 눈총을 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컴퓨터나 패드를 앞에 놓고 있는 그들은 ‘이야기는 밖에 나가서 하시죠!’, ‘여기가 당신의 응접실인가요?’ 하는 눈총을 서슴지 않고 쏘아댄다. 처음부터 목소리를 잔뜩 낮춰 이야기하는 사람의 기분에는 아랑곳없는 눈빛이다. 카페는 어느 정도의 소음은 감수할 마음을 가지고 드나들어야 두루 편한 장소가 될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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