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를 돈을 주고 산 브로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신생아를 넘긴 산모들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5단독 한지형 판사는 4일 선고공판에서 아동복지법상 영아 매매 혐의로 기소된 신생아 매매 브로커 A(42·여)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자식을 넘기거나 넘기려 한 혐의로 산모 B(28)씨와 C(21)씨 등 2명에게는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18일 대전 서구의 한 여성병원에서 B씨에게 병원비 등 95만원을 주고 태어난 지 3일 된 신생아를 넘겨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입양을 보내야 한다’는 글에 ‘정말 아이를 원하는데 쪽지 주세요’라는 댓글을 단 A씨에게 먼저 연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2013년 2월 남편의 폭력과 외도를 견디지 못하고 별거하다가 2014년 5월부터 같이 살게 된 다른 동거남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게 되자 기를 자신이 없어 입양을 고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1월 19일 C씨로부터도 신생아를 넘겨받기로 했다가 수사에 나선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C씨에게 넘겨 받은 신생아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인 C씨는 2015년 6월 임신 사실을 안 남자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혼자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인터넷에 ‘아이 아빠가 없어 입양을 보내야 한다’는 글을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판사는 브로커 A씨에 대해 “갓 태어나 의사 표현조차 하기 어려운 신생아를 금전 거래의 대상으로 삼은 행위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비난 받아 마땅하다”라며 “반복적으로 (신생아) 거래를 부추기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못하므로 엄벌에 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 판사는 산모 2명에 대해서는 “피고인들 역시 비난 받아 마땅한 범행을 했고 아동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 또한 불리한 정상”이라며 “다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나름대로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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