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67㎝, 몸무게 58㎏.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나연(29ㆍSK텔레콤)은 거구의 서양 선수들뿐만 아니라 같은 한국 선수들 사이에서도 여리게 보이는 체형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최나연이 LPGA 투어에서 통산 9승이나 거두며 통할 수 있는 것은 특유의 부드러움을 앞세워 힘을 정교하게 모으는 스윙을 가진 덕분이다. LPGA 통산 20승의 ‘살아 있는 전설’ 로라 데이비스(53ㆍ영국)가 최나연의 샷을 보고 “볼이 어떻게 매번 저렇게 똑바로 날아갈까”라며 감탄사를 쏟아냈을 정도다.
최나연은 ‘교과서 스윙’을 구사한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스윙 동작과 리듬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스윙 때 축적된 파워를 왼쪽 골반을 잘 이용해 다운스윙과 임팩트로 연결시키는 동작이 특히 좋다.
LPGA 투어에서 경쟁을 펼치는 선수들도 최나연을 가장 멋진 스윙을 하는 선수로 꼽았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4일 150여명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LPGA 투어, 챔피언스(시니어) 투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자신들의 투어에서 가장 멋진 스윙을 하는 선수는 누구’라는 질문에 LPGA 투어 선수 18%가 최나연을 뽑았다. 최나연은 2014년에도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닷컴’이 똑같은 질문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6%의 지지를 받으며 1위에 오른 바 있다.
최나연에 이어 김효주(21ㆍ롯데)가 7%, 재미동포 앨리슨 리(21)와 호주 교포 이민지(20)가 각각 5%의 지지를 받았다. 11%의 선수들은 ‘말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PGA 투어에서는 선수 31%가 2013년 마스터스 챔피언 애덤 스콧(36ㆍ호주)을 가장 멋진 스윙을 하는 선수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 루이 우스트히즌(34ㆍ남아공)이 20%의 지지를 얻었다. 자신이라고 답한 선수도 27%나 됐다.
PGA 투어 선수들만을 대상으로 올림픽과 메이저대회 선호도를 물어본 결과 메이저 우승을 더 높이 평가했다. ‘올림픽과 PGA챔피언십 중 어느 대회를 우승하고 싶나’라는 질문에 71%가 PGA 챔피언십을 택했다.
‘버바 왓슨과 케빈 나 중 누구와 동반 플레이를 하고 싶은가’라는 짓궂은 질문도 있었다. 버바 왓슨(38ㆍ미국)은 경기 중 시끄럽고, 재미동포 케빈 나(33)는 슬로우 플레이를 하는 대표적인 선수로 꼽힌다. PGA 투어 선수 62%는 왓슨을 택했다.
타이거 우즈(41ㆍ미국)의 PGA 투어 우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다수의 선수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러나 LPGA 투어 선수 64%는 우승 가능성이 없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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