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경찰서는 영세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신 뒤 돈을 내지 않으려 협박한 혐의(공갈 등)로 홍모(52)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지난 1월 말 서울 강북구의 한 노래방에 손님으로 들어가 술과 도우미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업주 A씨가 계산을 요구하자 홍씨는 “도우미 고용은 불법인데 휴대폰으로 다 촬영했다. 경찰에 신고해 영업을 못하게 하겠다”며 협박했다. 홍씨는 또한 돈을 주면 신고하지 않겠다며 업주로부터 10만원을 빼앗고 술과 안주, 도우미 서비스 이용료 10여만원도 내지 않았다. 홍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2014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서울 북부와 경기 의정부, 포천 일대에서 여성이 혼자 운영하는 노래방이나 단란주점에서 27차례에 걸쳐 170여만원을 가로챘다. 홍씨는 ‘유흥업소 여주인을 협박해 술값을 내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 수사로 붙잡혔다.
조사 결과 홍씨는 협박 과정에서 실제 112로 전화했다가 경찰이 받으면 끄는 방식으로 업주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업주가 계속 돈을 요구할 경우 실제 경찰을 가게로 부르기도 했다. 경찰 출동 전 업주가 돈을 안받겠다고 말하면 “잘 해결됐다”며 도착한 경찰을 돌려보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홍씨가 대리기사로 일하며 지역 유흥주점 현황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 다른 피해가 있는지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신혜정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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