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67)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3일 전격 사퇴하면서 1년 9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 준비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양호 위원장이 한진그룹의 긴급한 현안 수습을 위해 그룹 경영에 복귀하려고 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14년 7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에 올랐던 조 위원장은 1년 10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평창올림픽 개막이 647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조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물러남에 따라 대회준비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조 위원장의 후임으론 이희범(67)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희범 위원장은 서울대 공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1972년 행시에 수석 합격하며 공직에 발을 들여놨다. 이 위원장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제7대 서울산업대학교 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2003년 12월부터 2006년 2월까지 제8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2014년 7월 말 조직위원장에 선임된 조 위원장은 올림픽을 약 3년여 앞둔 시점에서 조직위를 맡아 비교적 무난하게 대회 준비를 해왔다는 평을 들었다. 무엇보다 김진선 전 위원장이 2014년 7월 갑자기 위원장직에서 물러나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수 있던 시점에서 올림픽 유치 과정을 함께 한 조양호 위원장이 위원장에 선임되면서 조직위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특히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신설 경기장 건설 작업에 박차를 가해 올해 2월 막을 올린 테스트이벤트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한 것이 성과로 꼽힌다.
다만 조 위원장은 2014년 12월 ‘땅콩 회항’ 때문에 불리한 여론에 휩싸였고, 지난 3월에는 대한항공 부기장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조종사 업무가 그렇게 힘드냐’는 댓글을 달았다가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해운업계에 불어 닥친 불황의 여파로 그룹 내부에 난제가 쌓이자 조 위원장은 결국 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게 됐다. 조양호 위원장은 “그동안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모든 직원이 하나가 돼 혼신의 힘을 다했다”며 “개ㆍ폐막식장 이전, 분산개최 논란 등 숱한 난관을 극복하고 지난 2월 정선과 보광의 테스트이벤트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산적한 현안들을 해결하는 등 본격적 대회 운영 준비를 위한 기틀을 다졌다고 자부하며 보람을 느낀다”고 사퇴 소감을 밝혔다.
한편 평창조직위는 조만간 위원총회를 열어 이 위원장을 새 위원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이로써 평창조직위원회 위원장 자리는 2011년 10월에 선임된 김진선 조직위원장과 그의 사퇴로 2014년 7월 선임된 조양호 위원장에 이어 이 위원장이 3대 수장을 맡게 됐다. 산자부장관과 무역협회장 등 경제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이 위원장이 조직위를 이끌게 됨에 따라 조직위는 앞으로 마케팅 분야에서 내실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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