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수학여행 ‘성지’였던 경주에서 앙코르 수학여행이 추억의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7년부터 10년째 계속되고 있는 이 수학여행은 중장년층이 단체로 1960∼70년대 교복을 입고 불국사와 첨성대, 대릉원 등을 둘러보며 학창시절 기억을 더듬는 인기 상품이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신라문화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1만6,000여 명이 복고풍 수학여행에 참가했다. 지난 2일에도 수도권의 송광호 노래교실에서 주부회원 360명과 초청가수, 매니저 등 모두 380명이 경주를 찾았다. 이 노래교실은 2015년 200명에 이어 이번이 4번째 수학여행이다.
1박2일로 진행된 이번 수학여행에서 주부들은 교복을 갈아입고 반별로 연대장과 선도, 주번도 정했다. 불국사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영락없는 여고생이었다.
2일 저녁 숙소에서는 졸업장과 개근상 수여식에 이어 반별 댄스경연과 장기자랑이 이어졌다. 이들은 경주의 새로운 관광명소인 읍천항과 파도소리길을 둘러보고 첨성대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것으로 경주를 떠났다.
송강호 노래강사는 “50∼60대의 주부들이 학창시절 수줍어 못했던 유행가 따라부르기와 껄렁한 말투를 연기하면서 폭소가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병길 신라문화원장은 “경북도와 경주시가 관광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어 평일에도 중장년의 수학여행객이 많이 찾는다”며 “학창시절을 그리워하는 잠재 수학여행객들이 전국에 많이 있어 호응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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