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작가들의 문학세계가 심포지엄과 문학의 밤 등을 통해 심도있게 재조명된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가 2001년부터 공동으로 주최해온 ‘탄생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에서 선정한 올해의 문학인들은 김종한, 김학철, 박두진, 설창수, 안룡만, 이영도, 최금동, 최태응(가나다순) 등 8명이다.
3일 오전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2016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기획위원장을 맡은 임규찬 문학평론가(성공회대 교수)는 “박두진(1916~1998)시인은 청록파로 분류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인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서정과 감각에 몰두하는 시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역사에 적극적 목소리를 내왔다”고 재평가했다.
친일 작가라는 이유로 문인 연구에서 배제돼온 김종한(1916~1944) 시인도 재조명됐다. 임 평론가는 “김종한은 임화의 시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등 매우 논쟁적인 글을 썼던 흥미로운 인물”이라며 “소위 문학의 암흑기라 불리는 일제 강점기 때 활발하게 활동했기 때문에 당대 우리 문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장 개성적인 작가로는 김학철(1916~2001) 소설가가 꼽혔다. 문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김학철은 조선의용대에 입대해 독립투쟁을 하며 일본군 포로생활, 월북, 중국에서 20여 년 간 강제노동에 종사하는 등 고난으로 점철된 삶을 살았다. 임 평론가는 “김학철은 최초의 디아스포라 작가”라며 “온전한 문학사를 회복한다는 점에서 지금부터 더욱 주목해야 할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지방문학 육성에 힘쓴 시인 설창수(1916~1998), 임화로부터 ‘프로 시의 새로운 일보를 내디딘 시인’이라는 찬사를 들은 안룡만(1916~1975), 여성 시조시인 이영도(1916~1976), 시나리오 작가 최금동(1916~1995), 소설가 최태응(1916~1998) 등이 재조명된다.
이달 12일에는 광화문 교보빌딩 세미나실에서 ‘해방과 분단, 경계의 재구성’이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이, 13일에는 연희문학창작촌에서 ‘문학의 밤’이 열린다. 이 밖에도 ‘청록집 발간 70주년 기념 시그림전’ ‘박두진 탄생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 등도 예정되어 있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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