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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2파운드 베팅해 1만 파운드 챙겨

입력
2016.05.0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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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가 3일 첼시와 토트넘의 무승부로 리그 우승을 차지하자 영국 레스터에서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레스터시티의 이번 우승은 창단 132년 만에 처음이다. A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가 3일 첼시와 토트넘의 무승부로 리그 우승을 차지하자 영국 레스터에서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레스터시티의 이번 우승은 창단 132년 만에 처음이다. AP연합뉴스

레스터시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은 최근 50년 간 미국 4대 프로스포츠와 유럽 축구 빅리그를 통틀어 최대 이변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기적에 가까운 일인 만큼 구단이 거머쥘 천문학적인 수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승 주역은 다름 아닌 비주류 선수들이다. 레스터 주전 11명의 몸값(이적료) 총액은 2,200만 파운드(약 367억 원)에 불과하다. 손흥민(24ㆍ토트넘 홋스퍼) 1명의 이적료(3,000만 유로ㆍ395억원)보다 적다.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사이자 브랜드 평가기관인 레퓨컴은 레스터가 이번 우승으로 입장권과 TV 중계권료, 새 스폰서십 계약,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본선 진출에 따른 수익 등을 합쳐 1억5,000만 파운드(2,500억 원)의 거액을 벌어들일 것으로 분석했다. 중계권 수입만 9,000만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으며 UCL 성적에 따라서도 최소 3,300만~6,800만 파운드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단은 향후 아시아 시장 공략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국 면세 유통업체 킹파워가 인수한 레스터는 올 시즌 선전으로 태국 현지에선 팬들이 급증했다. 유니폼은 동이 났고, 현지 킹파워 콤플렉스에서 열리는 이벤트에도 엄청난 팬들이 모이고 있다. 레스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등 EPL 명문 클럽들이 장악하고 있는 아시아 축구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레스터의 가치는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킹파워 회장이 2010년 구단을 사 들일 당시 금액인 3,900만 파운드(약 653억 원)보다 수 배 이상 뛰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구단만 돈방석에 앉은 것은 아니다. ‘잭팟’을 터뜨린 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레스터의 리그 1위 등극에 5파운드(8,300원)를 건 한 팬은 당시 5,000파운드(830만 원)를 받았다. 3일 영국 언론 미러는 “카리스마 카푸어(20)라는 팬은 시즌 전인 지난해 8월 레스터의 우승에 단돈 2파운드(약 3,327원)를 걸어 1만 파운드(약 1,663만8,000원)를 받게 됐다”고 전했다.

영국 레스터 시에서 칼과 왕관을 휘두르고 있는 리처드 3세의 목에 1일 레스터 축구 클럽 스카프가 둘러져 있다. 레스터 시는 세익스피어의 '잔인한 꼽추왕'으로 유명한 이 플란타지넷 왕조 최후의 왕이 튜더 왕가에게 패한 곳인데, 560년만에 왕의 유골이 2년 전에 발굴됐다. 세익스피어 희곡과는 달리 영웅 면모가 강하다는 평가를 뒤늦게 받고 있는 리처드 3세로 레스터 시는 관광특수를 누리고 있다. AP뉴시스
영국 레스터 시에서 칼과 왕관을 휘두르고 있는 리처드 3세의 목에 1일 레스터 축구 클럽 스카프가 둘러져 있다. 레스터 시는 세익스피어의 '잔인한 꼽추왕'으로 유명한 이 플란타지넷 왕조 최후의 왕이 튜더 왕가에게 패한 곳인데, 560년만에 왕의 유골이 2년 전에 발굴됐다. 세익스피어 희곡과는 달리 영웅 면모가 강하다는 평가를 뒤늦게 받고 있는 리처드 3세로 레스터 시는 관광특수를 누리고 있다. AP뉴시스

반면 레스터의 우승을 예상치 못한 베팅업체들은 거액의 돈을 내놔야 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달 ESPN에 따르면 영국 베팅업체 윌리엄 힐이 레스터 우승으로 지급해야 할 배당금은 약 1,400만 달러(160억 원)에 이른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윌리엄 힐에서 배당률이 5,000대 1로 책정된 레스터의 우승에 베팅한 사람은 모두 25명이다. 시즌 중반 레스터의 선두 질주에 윌리엄 힐은 급기야 베팅한 사람들을 상대로 합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의 손실 규모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한 자구책이었지만, 베팅한 사람들이 거절하면서 거액의 배당금을 물게 됐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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