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시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은 최근 50년 간 미국 4대 프로스포츠와 유럽 축구 빅리그를 통틀어 최대 이변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기적에 가까운 일인 만큼 구단이 거머쥘 천문학적인 수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승 주역은 다름 아닌 비주류 선수들이다. 레스터 주전 11명의 몸값(이적료) 총액은 2,200만 파운드(약 367억 원)에 불과하다. 손흥민(24ㆍ토트넘 홋스퍼) 1명의 이적료(3,000만 유로ㆍ395억원)보다 적다.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사이자 브랜드 평가기관인 레퓨컴은 레스터가 이번 우승으로 입장권과 TV 중계권료, 새 스폰서십 계약,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본선 진출에 따른 수익 등을 합쳐 1억5,000만 파운드(2,500억 원)의 거액을 벌어들일 것으로 분석했다. 중계권 수입만 9,000만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으며 UCL 성적에 따라서도 최소 3,300만~6,800만 파운드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단은 향후 아시아 시장 공략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국 면세 유통업체 킹파워가 인수한 레스터는 올 시즌 선전으로 태국 현지에선 팬들이 급증했다. 유니폼은 동이 났고, 현지 킹파워 콤플렉스에서 열리는 이벤트에도 엄청난 팬들이 모이고 있다. 레스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등 EPL 명문 클럽들이 장악하고 있는 아시아 축구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레스터의 가치는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킹파워 회장이 2010년 구단을 사 들일 당시 금액인 3,900만 파운드(약 653억 원)보다 수 배 이상 뛰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구단만 돈방석에 앉은 것은 아니다. ‘잭팟’을 터뜨린 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레스터의 리그 1위 등극에 5파운드(8,300원)를 건 한 팬은 당시 5,000파운드(830만 원)를 받았다. 3일 영국 언론 미러는 “카리스마 카푸어(20)라는 팬은 시즌 전인 지난해 8월 레스터의 우승에 단돈 2파운드(약 3,327원)를 걸어 1만 파운드(약 1,663만8,000원)를 받게 됐다”고 전했다.
반면 레스터의 우승을 예상치 못한 베팅업체들은 거액의 돈을 내놔야 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달 ESPN에 따르면 영국 베팅업체 윌리엄 힐이 레스터 우승으로 지급해야 할 배당금은 약 1,400만 달러(160억 원)에 이른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윌리엄 힐에서 배당률이 5,000대 1로 책정된 레스터의 우승에 베팅한 사람은 모두 25명이다. 시즌 중반 레스터의 선두 질주에 윌리엄 힐은 급기야 베팅한 사람들을 상대로 합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의 손실 규모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한 자구책이었지만, 베팅한 사람들이 거절하면서 거액의 배당금을 물게 됐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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