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땡큐맘 캠페인에 참석한 양학선(오른쪽)과 어머니 기숙향씨. /사진=한국 P&G
한국 기계체조의 간판 양학선(24ㆍ수원시청)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아킬레스건 수술 후 아직 걷는 것도 불편하고, 다녀온 병원마다 올림픽 출전은 어렵다고 하지만 그는 "기적을 일으켜보겠다"고 했다.
양학선은 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 P&G와 대한체육회가 함께하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지원 땡큐맘 캠페인' 행사에 참석해 "재활 중이라 지금 확실한 답은 못 드리겠지만 재활에 몰두해 내가 이 자리에 온 이유를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양학선은 지난 3월22일 태릉선수촌에서 마루 종목 훈련 중 오른쪽 아킬레스건을 다쳐 이튿날 수술을 받았다. 당시 재활 기간은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상 올림픽 출전은 힘들게 된 셈이다.
그러나 양학선은 불가능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며 "운동 선수는 원래 아프다. 그리고 기적을 일으키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가 '안 된다'고 할 때 '할 수 있다'고 말은 못했지만 희망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도마 종목 금메달을 획득하며 선수로 이룰 건 모두 다 이룬 그가 올림픽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도마에서 펼쳐 보이고 싶은 연기와 뒤에서 지원해준 코칭스태프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다.
양학선은 "'양1'(도마를 앞으로 짚고 세 바퀴 비틀기)과 '양2'(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 비틀기) 모두 비틀기 동작이 있는데 리우 올림픽 이후에는 한 무대에 2개의 비틀기 기술을 쓸 수 없게 된다"며 "그게 내가 이번 올림픽에 목숨을 건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부상으로 많은 걱정을 끼쳐드렸다. 열심히 지원해준 감독님과 코치님에게 고마움을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올림픽에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양학선은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아직 걷는 건 불편하다. 다친 지 6주째인데 4주에서 6주 사이에 재파열 우려가 크다고 해서 최대한 안정을 취하고 있다"며 "그래도 다리를 힘줘서 밀거나 당기면 안 아픈 발과는 거의 차이가 없다. 많이 좋아졌다. 병원을 계속 다니고, 수원시청 팀 1층 숙소에 치료실이 있어서 치료와 재활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학선은 이달 20일 열리는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 출전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양학선이 올림픽 전 기적적으로 회복하면 대한체조협회 추천으로 나갈 수 있다. 협회에는 국가대표 선발전 성적이 좋지 않거나 불참하더라도 메달을 딸 확률이 있는 우수 선수를 추가로 추천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
한편 이날 자리에는 양학선의 어머니 기숙향씨도 함께 했다. 기숙향씨는 "아들이 많은 고통과 싸우느라 마음이 아프다. 내 옆에 두고 싶은데 옆에 둘 수도 없고, 멀리 있어 만날 수도 없다. 조금만 더 힘냈으면 좋겠다"고 힘을 실어줬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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