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유전자와 범죄자 DB 대조, 결정적 단서
지난해 10월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무학산에서 발생한 50대 주부 살해사건 범인이 6개월여 만에 경찰에 잡혔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강간,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정모(47)씨를 검거했다고 3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 1월 이미 다른 사건으로 대구구치소에 수감 중인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10월 28일 오후 1시 57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무학산 6부 능선에서 혼자 하산하던 주부 A(당시 51세)씨를 성폭행하려고 뒤따라가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범행을 은폐하려고 인근에 흩어진 흙과 낙엽으로 사체를 덮어 은닉하기까지 했다.
A씨는 앞서 이날 무학산 정산에 올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남편에게 사진과 “사과를 먹는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후 실종됐다. 경찰은 사고 당일 오후 9시께 A씨 남편으로부터 “아내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경찰과 소방대원 580여명이 동원돼 수색을 벌여 이튿날 오후 3시 40분께 무학산 6부 능선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부검 결과 A씨는 목 뒷부분에 치명상을 입고 살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사는 피의자 특정에 어려움을 겪으며 답보상태에 빠졌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초 지방청 23명, 마산동부서 53명, 마산중부서 5명으로 수사본부를 꾸렸다. 결정적 제보자에게는 신고보상금 1,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전단지도 3만장 가량 제작해 배포했다. 경찰은 제보내용과 무학산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며 수사력을 집중했다.
경찰은 지난달 중순 대검찰청 과학수사과에 피해자 의복 등 17점을 보내 재감정을 의뢰하고 피의자 유전자를 검출했다는 결과를 통보 받았다. 경찰은 확보한 유전자 정보와 범죄자 데이터베이스를 대조해 피의자를 특정했다. 정씨는 이미 지난 1월 5일 절도사건으로 경북 영천에서 검거돼 대구구치소에 수감 중인 상태였다.
경찰은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정씨에게서 자백을 받아냈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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