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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탐정홍길동' 이제훈이 '시빌워'에 맞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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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탐정홍길동' 이제훈이 '시빌워'에 맞서는 법

입력
2016.05.0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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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제훈이 영화 '탐정 홍길동'을 들고 왔다. 100억 제작비의 원톱 주연작인데다가 인기리에 종영한 tvN '시그널' 이후 행보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경쟁작이 전 세계가 주목하는 마블시리즈 '캡틴아메리카: 시빌워'(이하 '시빌워')다. 제작비 약 3000억 원에 크리스 에반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칼렛 요한슨 등 막강한 출연진이 나오는 대작이다. 한국 대표 히어로로 나선 이제훈은 외로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원톱으로서 견뎌야 할 책임이 무겁겠다.

"타이틀롤에 대한 부담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작품이 재미있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 한국영화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장르물이다."

-경쟁작이 만만치 않다.

"'시빌워'는 진행 중인 시리즈물이라 관객에게 굉장히 친숙하다. 게다가 열 두 히어로가 나온다. 홍길동은 한 명이지만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주변에 홍길동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유령 같은 느낌으로 한국적인 히어로를 그렸다."

-어떤 점에 끌렸나.

"만화영화적인 느낌이 좋았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어떻게 영화로 구현될까 궁금증이 컸다. '늑대소년'을 연출한 조성희 감독님이 한다기에 믿었다. 미국 5~60년대 느와르를 한국 8~90년대로 옮겨보고 싶다고 하셨다."

-히어로물을 좋아하는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를 특히 열광적으로 봤다. 만화책 속의 인물을 실사로 보는 재미가 있다. '탐정 홍길동'도 소설 속 홍길동을 영화화 했다. 우리나라에도 히어로 시리즈물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유명한 원작을 모티브로 했다가 실패한 작품들도 많은데.

"조 감독님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영화 속 세계관이 재미있고 연출도 굉장히 세련됐다. 홍길동 하면 떠오르는 착한 이미지는 없고 아이들을 괴롭히고 사람을 잘 죽이는 등 잔인하다. 예상을 빗나가는 작품이라 좋았다."

-홍길동을 보면서 마블의 안티히어로 '데드풀'이 연상됐다.

"보통 영웅들은 착하고 정의로운데 데드풀이나 홍길동은 다르다. 두 캐릭터 모두 개인적인 복수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쁜 놈이 다행히 우리 편에 서서 더 나쁜 놈을 잡는다는 그런 부분이 비슷하다. 말년 휴가 때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그 때는 이런 소재의 영화들이 전무했다. 안티히어로가 트렌드인가?"

-캐릭터에 판타지 요소가 많아서 힘들었겠다.

"판타지 세계에서 연기한다는 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이니까 재미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철이 든 건지 이성적으로 변했다. 혈액형이 B형이라 그런지 다소 다혈질인 모습이 있다. 과거엔 감정적이었다면 지금은 화가 나는 상황이라도 다스리며 마음을 잡는다. 참았다가 나중에 분노 연기로 표출한다."

-극중 홍길동이 카라멜을 먹는 이유는 뭔가.

"중절모에 트렌치코트를 입고 담배를 피는 모습은 식상하다. 겉모습은 어른이지만 내면은 성숙하지 못한 홍길동을 표현하는데에는 카라멜이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카라멜이 주는 시대적 느낌도 있고 홍길동 캐릭터와도 잘 맞았다."

-극중 말순의 활약이 막강하다. 홍길동의 유치함을 잘 부각시킨다.

"영화가 어둡고 무거운데 말순이 있어서 중화됐다. 연기경력이 전무한 초짜 김하나라서 가능했다. 촬영할 때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설명해줘야 해서 힘들기도 했다(웃음). 날 것의 연기를 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원수로 나온 배우 박근형과의 호흡은 어땠나.

"선생님을 잘 모셔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갔다가 깜짝 놀랐다. 카메라가 돌지 않아도 쇠사슬에 묶인 채 맨발로 계셨다. 연기에 집중하시는 열정에 반했다. 내가 원샷을 찍을 때도 옆에서 잘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 선생님처럼 경력과 세월을 뛰어넘는 멋진 배우가 되고 싶다."

-영화에 러브라인이 없어서 아쉽겠다.

"홍길동은 내면에 검은 우물을 가진 친구라 이번 작품에선 기대하지 않았다. '건축학개론' 이후 왜 멜로 장르를 안 했는지 나도 의문이다. 사랑 이야기를 보는 걸 좋아하는데 왜 멜로 장르를 안 했을까. 멜로나 로코장르를 적극적으로 찾아보겠다."

-현실 연애는 6년째 싱글이라 들었다.

"싱글 그만하고 싶다. 하하하. 20대 중반 다소 늦은 나이에 데뷔해 주목을 받은 만큼 연기 욕심이 컸다. 군 입대를 앞둔 상황이라 특히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군대에 다녀온 지금으로선 좋은 배우로 대중에게 각인되고 싶다."

-'시그널' 흥행 이후라 차기작이 특히 중요할 텐데.

"캐릭터보다 기본적으로 그 시나리오가 좋아야 한다. 캐릭터의 비중은 절대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좋은 작품에 일조를 할 수 있다는 게 나한텐 더 큰 의미다. 좋은 작품 찾기 위해 꾸준히 움직이고 있다."

-한류드라마에 대한 욕심은 없나.

"그렇게 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기대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도 좋지만 정말 훌륭한 작품에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일상에 지친 대중들을 위로하는 드라마를 찾고 싶다. 신뢰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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