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개국 선 판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다시 뭉친 '올드보이'팀, 그리고 충무로 거장 박찬욱 감독의 7년 만의 국내 복귀작. 영화 '아가씨'에 쏠린 기대와 관심이 대단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일 박찬욱 감독은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아가씨'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개봉까지 한 달 정도 남았는데 관심이 지속되길 바란다. 본전 이상의 흥행을 간절히 바란다"고 인사했다.
'아가씨'는 '올드보이'의 프로듀서였던 임승용 제작사 용필름 대표 부부에게 추천 받아 읽은 소설 '핑거스미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박 감독은 "데자뷰가 아닐까. '올드보이'때도 임 대표가 무작정 나에게 시나리오를 떠안겨주면서 시작됐는데"라며 "미국영화 '스토커' 이후 국내영화를 하고 싶었던 찰나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함께 자리를 빛낸 배우 김민희, 하정우, 조진웅 그리고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올라온 신예 김태리는 이번 영화로 처음 박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타이틀롤 아가씨를 연기한 김민희는 스물 다섯 벌의 화려한 드레스를 갈아입으며 비밀스럽고도 매혹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박 감독은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도 남을 연기를 펼쳤다"고 극찬했다.
하정우와 조진웅은 체중감량을 비롯한 비주얼에 공을 들였다. 하정우는 "아가씨를 유혹하기 위해 머리부터 말끝까지 매력이 넘쳐 흘러야 했다. 모두의 입맛에 맞출 순 없지만 노력했다. 여배우들보다 더 유난스럽게 얼굴 주름까지 관리했다"는 너스레를 떨었다. 조진웅은 "안 그래도 살을 뺄 생각이었는데 감독님이 '이모부의 영양상태가 그렇게 좋으면 안 될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셔서 열심히 뺐다"고 고백했다.
데뷔작으로 칸 여우주연상에 이름을 올린 김태리는 "나는 너로 정했다"라는 박 감독의 말을 믿고 힘을 냈다면서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보다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고 당차게 말했다. 박 감독은 "이런 자신감이라면 쟁쟁한 배우들 사이 존재감을 보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수 많은 후보들 사이에서 김태리를 발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가씨'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그녀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 받는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이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이야기다. 오는 11일 열리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개봉은 오는 6월.
사진=임민환 기자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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