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 조정절차 너무 더뎌”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 간염에 집단으로 감염된 다나의원 피해자들이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에 신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 피해자 대책위원회와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액의 약값과 의료분쟁 조정절차 지연으로 5개월이 경과한 지금까지도 제대로 치료받은 환자는 거의 없다”며 “우리도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피해자들처럼 치료부터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의 주사기 재사용으로 총 97명이 C형 간염에 집단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피해자 18명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했으나 아직 1건도 조정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 감정기간 최대 90일, 조정 30일로 4개월 내에 결정이 나야 한다. 피해자들은 “보건복지부가 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하면 최대한 빨리 보상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절차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최초 조정신청을 한 3명은 사실관계가 명확하고 증거자료가 있는데도 일반 의료사고보다 감정 및 조정절차가 길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C형 간염 치료제인 하보니와 소발디는 이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으나 여전히 환자부담이 680만~900만원에 이른다.
또한 조정중재원 감정서에는 ‘감염 추정시기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시점에 간염 수치 등을 다시 확인 한 후 최종 판단한다’고 돼 있어 법정 결정시한이 경과한 후에야 치료비 보상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편 피해자들은 430여명의 C형 간염 환자가 발생한 강원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피해자들과의 지원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복지부는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치료비를 지원해주기로 했지만, 다나의원 피해자들은 개별적으로 분쟁조정, 소송을 통해 배상을 받도록 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조정중재원이 정해진 기간 내에 감정을 완료했고, 현재 조정을 하려 하고 있으며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는 기간은 법정시한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법정시한 내에 조정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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