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마린보이’ 박태환(27)에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기회를 주자고 호소했다.
유 시장은 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태환 선수는 금지약물 복용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과 상처를 줬고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18개월간의 선수 자격 정지 처분도 받았다”며 “하지만 고의에 의한 약물 복용이 아니었으며 본인도 수많은 후회와 반성으로 속죄의 기회만을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처벌을 받았고 국내외 유사한 처벌 사례에서 규정을 변경해 올림픽 출전이 가능했던 선례가 있다”며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이 전향적으로 판단을 해주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자신이 국민생활체육회장 출신임을 강조하면서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 대한체육회를 직접 방문하고 온라인 서명운동도 벌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태환은 2009년 3월부터 인천아시안게임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인천과 연을 맺었다. 2013년 2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인천시청 소속 선수로 아시안게임, 전국체전 등에서 활약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수영장도 ‘문학박태환수영장’으로 명명됐다.
박태환도 이날 기자회견장에 함께 나와 올림픽 출전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며 무릎을 꿇었다. 박태환은 “저는 수영선수이기 때문에 수영장에서 성적이나 결과로 말씀 드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많은 국민 여러분에게 수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국가에 봉사를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이어 단상 앞으로 나와 큰절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개정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규정은 전체 선수를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한 선수를 위해 개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