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나이롱환자’ 가족사기단 검거

아들ㆍ부모 등 10년간 12억원 챙겨

부당수령 보험금으로 보험료도 납부

통원 치료가 가능한 경미한 질병을 앓고 있음에도 장기간 병원에 입원해 거액의 보험금을 타낸 속칭 ‘나이롱환자’ 일가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37)씨를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A씨의 아버지(65)와 어머니 (59)를 불구속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제주동부경찰서 전경.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7년 1월 입원비 특약 보장보험 11개 상품에 집중 가입한 후 지난해 12월까지 서울과 제주지역 병원 12곳을 번갈아가며 546일동안 허위로 입원해 보험금 2억5,425만원을 부당 수령한 혐의다. A씨는 입원 중에 무단 외출ㆍ외박을 하며 정상인처럼 지내기도 했다.

또 A씨의 아버지는 같은 시기 10개 보험 상품에 가입해 병원 8곳을 옮겨 다니며 607일 동안 허위 입원해 보험금 5억7,049만원을 부당하게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어머니도 16개 보험 상품에 가입해 7개 병원을 번갈아 가며 539일 동안 허위 입원하는 방법으로 보험금 3억9,887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가족은 일정한 직업이나 고정적인 수입이 없지만 허위 입원으로 챙긴 보험금으로 매월 보험료 188만원을 납부하고, 생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