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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소희 "벚꽃 졌지만 다시 피어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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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소희 "벚꽃 졌지만 다시 피어나고파"

입력
2016.05.0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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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없는 연습생이 있겠나 싶지만 김소희는 그 중에서도 특별하다.

최근 끝난 Mnet '프로듀스101'에서 얼굴을 알리기까지 험난한 가시밭 길의 연속이었다. 가녀린 체구에 예쁘장한 외모와 어울리는 '꽃길'만 펼쳐진 게 아니었다.

김소희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가수의 꿈을 좇으며 용감하게 부산에서 서울로 이동했다. 친구도 없이 홀로 원룸 생활을 시작했다. 오디션은 셀 수 없이 떨어졌다. 2년 만에 어렵게 인연을 맺은 한 신생 기획사에서는 1년 간 자신과 싸웠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나갔던 '슈퍼스타K'에서도 슈퍼위크에 가자마자 고배를 마셨다.

김소희는 "나는 끝인가 싶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녹화장 앞에서 택시를 탔는데 누군가 뛰어왔다. '눈 여겨 봤다며, 백지영 소속사라며, 오디션 한 번 보겠냐'며 물었다. 절망 속에 한줄기 빛 같았다"고 묘사했다.

김소희에게 문을 열어 준 곳은 음반·공연 제작사 뮤직웍스다. 백지영 외에도 길구봉구, 송유빈, 유성은 등 실력파 가수가 모여있다. 진정한 언덕을 찾고 연습생으로 지내다가 출연한 '프로듀스101', 김소희는 이번에도 턱 밑에서 탈락의 쓴맛을 봤다. 11명을 뽑는 배틀 오디션에서 최종 15위. 하지만 이번 탈락은 절망감보다 희망을 더 얻었다.

김소희는 "11명에 꼭 들고 싶었다. 아쉽긴 하지만 얻은 게 많았고 오히려 떨어진 게 다행"이라며 "너무 많이 부족한데 못 따라갈 수 있다. 더 실력을 연마하고 데뷔하는 게 맞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제작진과 호흡하면서 사회 생활을 많이 배웠다. 갑작스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되나, 방송도 몸으로 공부하게 되면서 꿈에 한 발 다가간 느낌"이라며 흐뭇해 했다.

가장 와 닿은 에피소드는 현재 별명인 '퀵소희'의 탄생 배경이다. '프로듀스101' 1회에서 빠른 생일(1~2월 태생)자라고 부각돼 같은 해 태어난 연습생을 바라보는 표정이 묘하게 편집됐다. 시작부터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게 된 셈이다. 김소희는 "처음에는 기억해주는 게 생겼구나 싶었는데 도를 지나친 욕에 정말 상처 받아 많이 울었다"며 "단단해지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미션 소화에 땀을 흘렸다. 그 모습을 간절하게 봐주시고 진심을 알아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소희는 희로애락을 절절하게 맛 보여준 '프로듀스101'을 두고 "내게는 지지 않는 벚꽃 같은 존재"라고 비유했다. "벚꽃은 결국 지고 나 역시 탈락은 했다. 하지만 계속 피어나면 좋겠다는 희망을 심어준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같이 울고 웃었던 101명의 연습생 동료를 향해서도 "데뷔하게 된 친구들은 우리 몫까지 최선을 다해서 빛내주길 바란다"며 "떨어진 친구들은 다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지만 지지 않는 벚꽃처럼 포기하지 않고 데뷔해서 웃는 모습으로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자신을 향해서도 짤막한 메시지를 남겼다. '프로듀스101'에서 연습생 소녀들을 가장 많이 울렸던 '100일 후 나에게 보내는 편지'의 연장이다.

김소희는 1년 뒤의 자신에게 "여전히 연습생일 지, 데뷔해서 무대 위에 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위치에 있든 초심을 잃지 말고 항상 겸손하고 그 위치에 맞는 것을 하길 바란다"며 "그래도 1년 후엔 무대에서 봤으면 좋겠다. 컴컴한 연습실이 아닌 빛나는 무대에서!"라면서 활짝 웃었다.

사진=이호형 기자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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