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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스포크

입력
2016.05.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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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5월 2일

벤저민 스포크. 그의 육아 지침서는 20세기 '육아의 바이블로' 통했지만, 폐해도 컸다.
벤저민 스포크. 그의 육아 지침서는 20세기 '육아의 바이블로' 통했지만, 폐해도 컸다.

1946년 미국의 소아과 의사 벤저민 스포크(Benjamin Spock)의 육아 지침서 <The Common Sense Book of Baby and Child Care>가 출간됐다. 1998년 스포크가 숨질 때까지 49개 언어로 번역돼 5,000만 부가 넘게 팔리며 전세계인의 ‘육아의 바이블’이 된 책이다.

그 전 통념적 육아법은 뉴질랜드 정신과 의사 프레더릭 킹(1858~1938)의 지침을 따랐다. 그는 아이가 보채더라도 혼자 재워야 하며 수유도 정해진 시각에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울 때마다 보듬어 젖을 먹이고 끼고 자면 강하고 독립적인 존재로 키우지 못한다는 게 그의 요지였다.

반면 스포크는 “아이들은 각자 고유한 존재이며 단일한 지침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규칙에 얽매이지 말고 배고프다면 먹이는 게 정신 건강에 좋고, 아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라고, 아이들의 본능과 “당신들의 본능”을 믿고 따르라는 거였다. 그의 메시지는 2차 대전 직후 젊은 부모들에게, 이후의 베이비붐 세대에게 말 그대로 복음 같은 지침이었다.

하지만 그는(그의 책은) 엄청난 영향력만큼 적잖은 부작용도 양산했다. 58년 개정판(2판)에서 그는 아이들은 엎어 재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아 구토로 기도가 막힐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미국소아과학회가 유아를 엎어 재우는 게 유아돌연사증후군(SIDS)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힌 건 수많은 아이들이 희생된 뒤인 1992년 무렵이었다. SIDS의 원인은 아직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학회가 반듯이 재우기 캠페인(Back to Sleep)을 시작한 94년 이래 발생률이 크게 줄었다. 유아 할례 신봉자였던 스포크는 80년대 말에야 그 입장을 철회했고, 80대 말 채식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이후 책 7판(1998)에선 두 돌 이후의 아이 식단을 완전 채식(Vegan)으로 바꾸라는 섣부르게 권고하기도 했다. 그는 60, 70년대 반전ㆍ인권 운동가로도 맹활약했다.

그의 책은 모두 9차례 개정판을 냈다. 그가 숨진 뒤에는 76년 재혼한 40년 연하의 두 번째 부인 메리 모건(Mary Mrgan)과 공저자 등이 개정판 작업을 주도했다. 그는 1903년 5월 2일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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