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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토반에서 본색 드러낸 ‘BMW 740d x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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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토반에서 본색 드러낸 ‘BMW 740d x드라이브’

입력
2016.05.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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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740d x드라이브가 지난달 26일 독일 뮌헨 인근 호숫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BMW 뉴 740d x드라이브가 지난달 26일 독일 뮌헨 인근 호숫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흔히 BMW의 매력으로 고속주행 성능을 꼽지만 국내에는 경주로를 제외하고 마음껏 달릴 수 있는 도로가 없다. 지난해 말 출시된 BMW의 최상위 세단 뉴 7시리즈도 질주 본능을 억누르고 대부분 ‘회장님 차’로 쓰인다. 하지만 제한 속도가 없는 독일 아우토반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BMW 본사에서 뉴 7시리즈를 타고 알프스 자락의 테건제 호수까지 약 145㎞를 달렸다. 아우토반과 그림 속 풍경 같은 독일 교외의 국도가 어우러진 구간이었다. 시승차는 6세대 7시리즈 중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740d x드라이브’로, 3.0 디젤 엔진이 탑재된 4륜 구동 모델이다.

시동을 켜자 고배기량 디젤 엔진인데도 실내에서 느껴지는 소음은 거의 없었다.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시내 정체구간에서는 부드럽고 민첩하게 제어됐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사용으로 이전 세대 모델에 비해 무게가 130㎏이나 가벼워진 영향인 듯 했다.

지난달 26일 독일 뮌헨 인근 도로를 달리는 BMW 뉴 740d x드라이브의 뒷모습.
지난달 26일 독일 뮌헨 인근 도로를 달리는 BMW 뉴 740d x드라이브의 뒷모습.

안정적인 주행은 속도가 높아질수록 빛을 발했다. 시내를 벗어나 아우토반에 진입하자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제한속도 표시가 사라졌다. 앞차를 따라 달리며 ‘시속 100㎞를 조금 넘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을 뿐인데,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는 시속 200㎞가 표시돼 있었다.

체감 속도와 실제 스피드의 차이는 안정성과 정숙성으로 요약된다. 보통 고속주행할 때 바람의 저항으로 생기는 풍절음(차와 바람이 부딪쳐 나는 소리)은 시속 220㎞쯤 되어서야 미세하게 귓전을 울렸다.

“뮌헨의 4월 날씨는 변덕스럽다”는 현지인들의 말처럼 도로에 갑자기 강풍과 함께 빗발이 날렸지만 차체의 흔들림은 느껴지지 않았다. 시속 200㎞에서도 바퀴 4개는 단단하게 지면에 붙었고, 차량의 무게 중심은 낮으면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비가 눈으로 바뀌며 아우토반 사정은 더 나빠졌지만 회전 구간에서조차 불안감은 생기지 않았다.

BMW 740d x드라이브 내부는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뉴 730d와 거의 같다.
BMW 740d x드라이브 내부는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뉴 730d와 거의 같다.

BMW는 올 상반기 중 740d x드라이브와 가솔린 엔진이 들어가는 ‘뉴 740Li’를 국내에 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말 먼저 출시된 ‘뉴 730d’와 ‘뉴 750Li’ 사이에 위치하는 모델들이라 가격도 두 차의 중간인 1억원대 중후반으로 예상된다. 주행 성능은 독보적이지만 가격이 비싸고, 성능을 제대로 뽑아낼 만한 도로가 없다는 것은 약점이다.

BMW는 이르면 올해 말 국내 판매용 뉴 7시리즈에도 원격 주차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마르쿠스 베렌트 BMW그룹 시니어 매니저는 “유럽에서는 이미 7시리즈에 원격주차 기능이 들어갔고, 중국에서도 지난달부터 판매 중”이라며 “한국은 주파수 대역 등의 문제가 있지만 곧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뮌헨=글ㆍ사진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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