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휘발유 둔갑 판매 가능성
농협주유소 포함 2000곳 점검
국세청이 농업용 면세유를 일반 휘발유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불법유통 행위에 대해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
1일 국세청에 따르면 전국 6개 지방국세청 산하 세무서는 지난달 20일부터 농협주유소 600곳을 포함, 면세유를 판매하는 농협 매장 2,000곳에 대해 일제 점검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불법유통 및 탈세 가능성이 큰 곳을 표본으로 선정, 회계장부와 거래내역을 확보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20일까지 1차 점검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리터당 400~600원 가량에 유통되는 면세유를 2~3배 가량 비싼 일반 휘발유(4월말 기준 평균 1,361.1원)로 판매하면서 부당 이득을 취하거나 세금을 탈루하는 행위를 적발하는데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는 농업인 지원을 위해 트랙터와 같은 농기계에 사용하는 기름에 한해 유류세(리터당 870.1원)를 붙이지 않고 싸게 공급하고 있다.
특히 국세청은 최근 몇 년간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면세유 불법 유통이 급증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류세가 리터당 일정액이 매겨지는 종량세(從量稅)인만큼 원유 가격이 낮을수록 세금 비중이 커져 이득을 훨씬 많이 남길 수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 6월까지 109억5,100만원 상당의 면세유가 불법으로 유통됐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면세유 불법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농업용 면세유 판매가격을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 ‘오피넷’에 공개하도록 하고 있으며, 농협도 주유소 가격표시판에 면세 전 가격ㆍ면세액ㆍ실제 판매가를 함께 적도록 하고 있다.
세종=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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