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날씨가 본격적으로 따뜻해지고,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5일에서 8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즐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가정의 달 5월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걱정되는 점도 많다.
도로교통공단에서 2015년에 최근 10년간의 교통사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월은 1년 열두 달 중 13세 미만 어린이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1만5,623건(10.9%)이 발생하는 달이다. 그 중에서도 어린이날은 교통사고 위험이 가장 높은 날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날에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일평균 대비 1.8배이며, 사상자수도 2배에 이를 정도로 높다고 한다.
어린이가 주인공이어야 할 어린이날과 5월에 오히려 어린이가 더 큰 위험에 처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가족행사, 나들이 등이 많아 가족단위 차량 통행량도 많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따뜻하고 해가 길어지면서 어린이들의 야외 활동량이 많아지는 것도 어린이들의 보행 중 교통사고 위험에 대한 노출을 증가시킨다.
국민안전처는 어린이 안전을 위해 관계부처와 함께 ‘어린이 안전 종합대책’을 마련하였다. 어린이보호구역에 교통안전 시설을 설치하고, 사고위험구역은 정밀하게 진단ㆍ개선하며, 교통법규 위반에 대해서는 단속을 강화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민 개개인의 안전습관이 더해져야만 비로소 안전한 사회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 특히 중요한 세 가지 사항을 당부 하고자 한다.
첫째, 교통안전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차량 내 안전띠 착용, 음주운전ㆍ졸음운전 금지 등의 기본수칙들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많아 한 해 4,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다. 또한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의 불법주ㆍ정차는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키가 작은 어린이와 차량이 충돌하는 주원인이 된다. 특히 교문이나 횡단보도 근처의 불법주ㆍ정차는 반드시 근절해야 할 위험한 행위이다.
둘째, 어린이는 차량 탑승 시 반드시 카시트를 착용해야 한다. 선진국들의 경우 카시트 착용률이 90% 이상인 반면, 우리나라는 40% 내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영ㆍ유아를 부모가 차량에 안고 타는 경우, 사고가 나면 영ㆍ유아가 부모의 체중이동에 압박을 당해 오히려 크게 다치게 된다. 신체조건에 맞는 어린이용 카시트 착용을 통해 교통사고 피해를 줄여야 할 것이다.
셋째, 어린이 보행 시에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도로교통법에는 교통이 빈번한 도로에서 어린이가 혼자 보행하거나 놀지 않도록 보호자의 의무가 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2015년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어린이 65명 중 63.1%에 달하는 41명이 보행 중에 차에 치여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보호자가 잠깐 눈을 뗀 사이 어린이가 돌발적으로 차도로 뛰어가다가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많으므로, 보호자는 어린이 보행 시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흔히 우리는 안전을 대형 사고나 재난의 예방과 대응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들은 일상생활 중 사고를 당해서 다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훨씬 많으며 어린이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일상 속의 사고는 안전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관심과 실천으로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5월을 ‘어린이 안전의 달’로 유념하고 어린이 안전 실천에 적극 나선다면, 그 순간 안전 선진국의 실현이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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