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I think’를 대화체의 양념이나 도구로 쓴다. 이런 어구를 많이 쓰면 확신이 없어 보이고 너무 쓰지 않으면 단언하는 느낌을 주어 딱딱하게 들린다. 음식을 먹고 ‘I think it’s tasty’라고 말하는 것과 본론만 강조하여 ‘It’s really tasty’라고 말한다면 후자는 확신에 찬 언급이지만 전자는 '맛있는 것 같아요'라는 애매한 표현이 된다. 그래서 ‘I think’는 일상 구어에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연결어나 보조어로 간주한다.
Spoken English에서 ‘I think’ ‘I guess’ ‘I believe’ ‘I feel’ ‘I suppose’ 등은 개인의 견해를 말할 때 쓰는 어구이지만 이를 통해 그 사람의 논리성이나 합리적 사고력을 추정하기도 한다. 이들 어구가 습관처럼 쓰이는 사례가 대부분이지만 최근 미국 대선 후보자들의 토론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령 ‘I feel’은 Trump가 가장 많이 쓰고 Clinton이 그 절반인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고 ‘I believe’ 어구는 Sanders가 최다 사용자이고 Clinton이 그 절반 그리고 Kasich-Cruz-Trump 순이다. ‘I know’는 좀더 확신에 찬 어구인데 Clinton과 Trump가 가장 자주 사용하고 이어서 Kasich와 Sanders가 그 절반, 그리고 Cruz그 사용 빈도가 가장 적다. ‘I guess’는 전반적으로 사용 빈도가 매우 적은데 Trump가 가장 많고 나머지 후보들은 Trump의 몇 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I think’의 비교를 보면 Clinton이 가장 많고 Sanders가 조금 적게 사용하고 Trump는 Clinton의 절반 정도이고 Kasich나 Cruz는 사용 빈도가 극히 드물 정도다.
이런 특징만으로도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Clinton이 오랜 정치 이력을 통해서 신중하고 부드럽게 말하기 위해 ‘I think’를 자주 쓴다는 해석도 있고 자기 확신이 강한 Sanders는 ‘I think’의 사용 필요성을 덜 느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Cruz는 보편적 진리를 말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평을 듣고 민주당 후보들은 솔직하고 합리적 주장을 하는 반면 공화당 후보들은 개인 의견을 사실처럼 말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I think’ 어구는 불확실한 내용이나 주관적 견해를 말할 때 사용하는 것이 기본인데 적절히 사용하면 아집이 세지 않고 겸손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Sanders가 특이하게 많이 쓰는 어구 ‘I believe’나 'my view'는 ‘I think’와 의미 차이는 크지 않지만 이들 어구가 자기 신념이나 확신이 클 때 사용하는 언어임에는 틀림없다. ‘I think’ 어구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되도록 유사 표현을 바꿔 가면서 사용하는 것이 그나마 식상함을 덜어 줄 수 있다. 문장체 영어에서는 되도록 ‘I think’를 사용하지 말라는 권고처럼 연결 어구에도 특징과 사용법이 따로 있다. 수십 가지에 이르는 유사 어구를 다양하게 골라 사용하되 각각의 차이점은 인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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