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새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은 “긴밀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당청 관계”를 여권 쇄신의 요소로 꼽았다. 나 의원은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실에서 가진 본보 인터뷰에서 “당청 관계가 더 이상 일방적인 지시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로 변화해야 한다는 게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이라고 말했다.
또 친박계 내부에서 ‘친박 원내대표 불가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선 “이번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당이 반성하고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말로 에둘러 경선이 ‘계파 선거’로 가서는 안 된다는 뜻을 나타냈다.
서울 동작을이 지역구인 나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당내 유일한 ‘여성 4선’ 고지에 올랐다. 여성 최초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그는 이번엔 새누리당 최초 여성 원내사령탑을 노리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4ㆍ13 총선 참패의 핵심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 당이 민심을 읽지 못한 결과다. 결국은 공천 과정에서 나온 계파갈등 때문 아니겠나.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반성하고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원내대표 출마 결심은 했나.
“막판 조율 중이다. 나는 지금껏 계파에 기대지 않고 커 온 정치인이다. 이번 경선이 또다시 계파갈등으로 비치지 않도록 여러 조율을 하고 있다고만 알아달라.”
-그간 새누리당은 민심보다 청와대 의중 살피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있다.
“부정하지 않겠다. 당청이 이제는 일방적 지시가 아닌 독립적이면서도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는, 긴장감 있는 수평 관계로 바뀌어야 한다.”
-당이 쇄신해야 할 요소를 꼽는다면.
“쇄신의 방향을 민심에 두고 당의 체질을 바꿔야 하는 게 첫째다. 둘째는 의회 기능의 회복이다. 모든 사안을 여야 지도부의 이른바 ‘2+2 회동’, ‘3+3 회동’으로 결정하는 게 과연 올바른가.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돌아가고 그러기 위해선 의원 개개인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 당론을 최소화하되 반드시 당론을 결정해야 할 사안은 의원총회에서 치열한 토론을 거치면 된다. 셋째는 사당이 아닌 시스템 정당의 기틀을 갖춰야 한다. 일하는 의원이 평가 받는 시스템을 갖추면 공천 때마다 반복되는 사천 논란도 없어질 것이다.”
-새 원내대표는 거대 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는데.
“원칙으로 돌파하는 게 답이다. 진심을 다해 소통하고 야당의 협력을 구하는 노력을 하는 수밖에 없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북한인권법,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규탄 결의안,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등 여야의 견해가 맞부딪힌 사안을 통과시킨 조율과 협상 능력을 봐달라.”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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