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선 문제제기형 정당 넘어 책임정당 모습 확실히 보일 것”
구조조정 이슈에도 적극 나서
정리해고 요건 강화 법 발의 예정
“야권연대를 통해 의석이나 몇 석 더 받으려는 세력으로만 비치며 정의당이 제3당이 되어야 한다는 동의를 국민들에게 끌어내지 못한 점이 가장 뼈 아프다.”
3년 만에 국회로 돌아온 ‘여의도 촌철살인’ 노회찬(경남 창원성산) 정의당 당선자의 복귀 일성은 4ㆍ13 총선 성적에 대한 반성이었다. 노 당선자는 28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정의당은 국민의당과의 경쟁에서 졌다”며 “거대 양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었던 이번 총선에서 제3당은 진보정당이 돼야 한다는 점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목표였던 두 자릿수 의석 획득에 실패하고 6석만 건졌다. 정의당은 29, 30일 충북 보은군 속리산에서 낙선자까지 포함한 출마자 대회를 열어 총선 평가 및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노 당선자는 “이제 진보정당도 신생정당이 아니다. 규모가 작다고 해서 신생정당처럼 임할 수는 없다”며 “문제제기형 정당을 넘어 책임정당으로서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진보정당이 그동안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구조조정 이슈에 대해서도 노 당선자는 나름의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공업도시인 지역구 창원이 구조조정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노 당선자는 ‘1호 법안’으로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 지역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노 당선자는 “더 나아가 일자리를 만드는 구조변화를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상 의무급식을 정부가 책임지도록 해 도지사가 이를 중단할 수 없게 하는 ‘홍준표 방지법(학교급식법 개정안)’도 준비하고 있다. 노 당선자는 “19대에서 경남 전체 16개 의석 중 야당은 단 한 석이었는데 지금은 4석이 됐다”며 “야권 선전에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은 홍준표 지사”라고 말했다. 그는 “홍 지사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선물로 이 법을 보내겠다”고 공언했다.
비록 당은 총선에서 기대했던 결과를 거두지 못했으나 진보정치계의 간판급 스타인 노 당선자의 여의도 복귀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그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19대 총선 때 서울 노원병에서 재선에 성공했으나 이른바 ‘삼성 X파일’사건으로 의원직을 잃었다. 그는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준 기회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19대 국회에서는 10개월 만에 ‘우수한 성적’으로 ‘조기 졸업’했지만 이번엔 성적이 좋더라도 ‘만기 졸업’하겠다”고 뼈있는 농담을 남겼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