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범현 kt 감독/사진=kt
"우리 투수들 정말 잘 던지고 있어. 정말 잘 하고 있어."
조범현(56) kt 감독이 팀의 성장에 흐뭇해하고 있다. 공을 들이고 있는 젊은 투수들의 성장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kt는 4월까지 3승22패로 승률 0.120에 그치며 10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27일 현재까지 11승11패로 승률 0.500을 지키면서 공동 4위에 올라있다. 촘촘한 중위권 싸움이 계속 진행 중이지만 쉽사리 물러나지 않으면서 '형님' 구단들과 동등한 싸움을 할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섰다.
성적과 육성을 모두 잡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조범현 감독은 엄상백(20)과 정대현(25), 주권(21), 정성곤(20)을 꾸준히 1군에서 기용하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성적' 만을 생각했다면 쉽게 내리기 힘든 결정이었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은 팀의 미래를 위해서는 마운드가 성장해야 한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조범현 감독은 "우리 팀엔 어린 투수들이 많아서 개막 전에 '몇 승을 해야 겠다'는 계산도 할 수가 없었다. 물음표가 많았다. 나도 궁금한 마음을 안고 올 시즌을 출발했다"고 돌아봤다.
kt는 올 시즌 거둔 11승 중 토종 선발승은 정대현의 1승 뿐이다. 외국인 선발 3명은 총 7승을 합작했다. 엄상백과 주권 등은 경기 초반까지는 잘 버티다가 승리 요건이 걸려있는 '5회'만 되면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되는 경우가 많아 승리를 놓치곤 한다. 하지만 조 감독은 "우리 투수들이 정말 잘 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엄상백과 주권, 정성곤은 모두 2015년 입단 동기로 이제 막 프로 입단 2년 차다. 마운드에 서는 기회를 얻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큰 신인급 선수들이다. 조 감독은 "주권과 상백이를 따로 불러 이야기하기도 했다. 승리를 하려고 하면 더 안 풀리기 마련이다. 1승을 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며 "4이닝만 막아줘도 정말 잘 한 거다. 투구수를 점차 늘려가면서 자연스럽게 1이닝 씩을 늘려가고, 그렇게 승리를 따내면 된다. 시즌이 끝난 뒤에 보면 확실히 달라진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며 젊은 투수들에 힘을 실어줬다.
수장의 믿음 속에 어린 투수들은 경험을 먹고 자란다. 지난 27일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 주권은 프로 데뷔 후 선발 출장 6경기 만에 처음으로 5회를 넘기며 5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이 터지지 않아 시즌 첫 패전을 떠안았지만 한 단계 또 성장하는 모습으로 수장의 마음을 뿌듯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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