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두 번째 지카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필리핀을 여행하고 돌아온 서울 노원구의 남성 K(20)씨가 27일 지카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K씨는 이달 10~14일 필리핀의 휴양지인 보라카이와 칼리보를 여행을 한 뒤 14일 입국했다. 질본에 따르면 K씨는 필리핀을 제외한 다른 국가는 경유하지 않았으며 질본 조사에서 11~14일 모기에 물린 적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K씨의 형이 동행했으나, 별 다른 증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별다른 증상이 없었던 K씨는 귀국 후 6일이 지난 20일 무렵 감기 증상이 나타나 노원구에 있는 병원을 찾았고, 22일에는 발진까지 나타나자 다음날 인제대부속 상계백병원을 방문했다. 이날 K씨를 검진한 병원이 보건소에 지카바이러스 의심사례로 신고해 감염병 조사가 이뤄졌다. 27일 오후 7시쯤 K씨는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 K씨는 현재 자택에 머물며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질본은 역학조사관을 K씨의 집으로 보내 추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K씨의 건강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편이지만 질본은 입원 치료를 권고하고, 정밀 검사를 이어 나갈 방침이다.
국내 최초 지카바이러스 환자는 전남 광양시에 사는 40대 남성이었다. 이 남성은 2월 17일부터 22일까지 브라질 북동부 지역 출장을 다녀온 뒤, 열이 나고 피부 발진 및 근육통 증상이 나타나 유전자 검사를 받은 결과 지난달 22일 지카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입원 하루 만에 증상이 모두 사라져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이와 관련 질본은 지카바이러스 감염 환자에게서 발열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감염병 진단 기준 개정안을 고시한 후 다음달 4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이집트숲모기 등을 매개로 감염되는 지카바이러스는 남미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질본은 최근이 이집트숲모기 등의 활동기간이 아니라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의 2차 전파 가능성이 낮게 보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세계적으로 지카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한 국가는 총 45곳으로, 필리핀은 최근 2개월 내 특정 지역에서 10명 미만의 환자가 발생한‘산발적 발생 국가’로 분류돼 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