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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비리 무기중개상 정의승, 이번엔 1300억 해외 빼돌려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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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비리 무기중개상 정의승, 이번엔 1300억 해외 빼돌려 기소

입력
2016.04.2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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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억 조세 포탈 혐의도

1세대 무기중개상 정의승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1세대 무기중개상 정의승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우리나라 ‘1세대 무기중개상’으로 꼽히는 정의승(76)씨가 1,300억원대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고, 30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993년 율곡 비리 사건 당시 전직 해군참모총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된 그는 23년 만에 또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 혐의로 정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2001년 3월~2012년 8월 독일 방산업체 2곳에서 받은 중개수수료를 해외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차명계좌로 보내 1,319억원의 재산을 은닉한 혐의다. 이렇게 소득 신고를 누락, 2007년 3월~2011년 5월 법인세 23억원과 종합소득세 10억원 등 총 33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독일 잠수함 제조업체인 하데베(HDW), 자주포와 전차ㆍ해군함정 등에 쓰이는 군용 디젤엔진을 만드는 엠테우(MTU)의 한국 대리점을 운영하던 그는 이면계약과 해외 차명계좌 5, 6개를 이용해 재산을 은닉했다. 먼저 하데베 209급 잠수함 9척을 도입하는 장보고Ⅰ사업 때 싱가포르 소재 은행에 개설한 차명계좌로 697억원의 수수료를 받아 다시 스위스 소재 은행의 차명계좌로 이전했다. 2008년 세무조사에서 은닉자금이 발각되자 이듬해 8월에는 조세피난처인 리히텐슈타인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스위스 은행 계좌로 다시 돈을 옮기기도 했다. 214급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장보고Ⅱ 1차 사업에서도 홍콩과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해외 은행 계좌가 활용, 395억원의 수수료를 세무당국 몰래 챙겼다. 엠테우와의 거래에서도 버진아일랜드와 싱가포르 은행 계좌로 227억원의 재산을 국외로 도피시켰다.

해군 중령 출신인 정씨는 77년 전역 후 엠테우 한국지사장으로 근무하다 83년 학산실업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무기중개업을 시작했다. 93년 우리 군의 무기와 장비를 현대화하는 율곡사업에 참여했는데, 당시 김철우 전 해군참모총장에게 3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에도 유비엠텍을 설립해 무기중개업을 계속하던 그는 지난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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