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신규투자 소식을 접한 순간 가슴이 뛰었습니다. 꼭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전담팀을 꾸리고 행정력을 쏟아 부었죠”
15조 5,000억대에 이르는 SK하이닉스 투자유치 얘기를 꺼내자 이승훈 청주시장은 다소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돌이켜보면 투자유치 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그 때마다 ‘해낼 수 있다’는 신념으로 난관을 돌파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 시장이 SK하이닉스 정보를 캐치한 것은 지난해 4월 초. 그런데 당시 청주시로서는 업체측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수질오염총량 확보, 부지 제공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었다. 이에 시는 맞춤형 전담팀을 가동하고 100회가 넘는 관련부서 검토ㆍ회의를 거쳐 조건을 하나씩 맞춰나갔다.
이 시장과 SK하이닉스 사장단과의 직접 면담으로 청주 투자가 막 성사될 즈음, 이번에는 더 큰 문제가 불거졌다.
SK하이닉스가 원하는 청주테크노폴리스 부지가 이미 10여개 중소업체에 분양됐고, 중도금까지 납부된 상태여서 투자유치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시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직원들과 함께 중소업체 대표들을 찾아다니며 첨단 우량기업 유치의 필요성을 설파하고 협조를 부탁했다. 끈질긴 대화 노력에 중소업체들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결국 이들의 양보로 SK하이닉스에 부지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한 이 시장은 그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그는 “백방으로 노력한 우리 직원들 덕분에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를 슬기롭게 풀었다”고 했다. 그는 또 “지역경제를 위해 부지를 양보한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는 뜻도 전했다.
이 시장은 청주의 투자 환경이 단연 전국 제일이라고 자부한다. 경부ㆍ중부고속도로가 관통하고 고속철도 분기역인 KTX오송역, 청주국제공항이 있어 최적의 교통물류 환경을 갖췄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투자유치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업체를 감동시키는 공직자의 열정”이라고 강조했다.
“입지조건이 아무리 뛰어나도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죠. 공무원이 친기업 의식을 갖고 유치전략을 명확히 세워 선제 대응하면 유치하지 못할 기업이 없을 겁니다”
‘경제시장’을 자처하는 이 시장은 “미래 신성장 산업을 키우고 중소기업도 적극 지원해 청주를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경제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펼쳤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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