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 신고 등 모든 통관 절차
전자방식으로 쉽고 빠르게
에콰도르 등 10개국에 전파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행정처리시스템들이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외국에 수출되고 있다. 관세청의 전자통관시스템 유니패스(UNI-PASS)도 그 중의 하나다.
유니패스는 개인이나 기업이 수출입하는 물품에 대한 세관신고, 세금납부 등 모든 통관절차를 인터넷 등 전자적인 방식으로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관세청이 독자 개발했다.
유니패스를 통해 화물의 도착부터 반출까지 실시간 추적 및 이력 관리가 가능하고, 통관단계별 상세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여 기업의 물류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빠르고 안전한 수출입 화물처리 덕분에 통관소요시간이 1.8일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국내 관련 기업들이 연간 3조8,000억원의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유니패스의 수출은 외화 수입은 물론 우리나라 관련 기업들이 해외전자통관 시스템 구축과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일자리 창출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유니패스는 2005년 카자흐스탄에 42만달러 규모로 수출을 한 후 지난해까지 에콰도르, 탄자니아, 카메룬 등 10개국에 3억3,560만 달러를 수출했다. 지난해 카메룬 수출액이 2억3,000만달러로 우리나라 전자정부 수출사상 최대금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2010년 말 유니패스를 모델로 화물관리, 수출입통관 등 ‘에콰패스’를 구축한 에콰도로의 경우 2013년 세계관세기수로부터 기술혁신대상을 받아 유니패스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입증하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유니패스의 중남미 신시장 진출 확대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유니패스의 카메룬 수출은 2012년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이어 서아프리카지역에도 전자통관시스템 거점기반을 확보케 함으로써 앞으로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시스템 수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유니패스 수출은 단순히 시스템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수십년동안 쌓아 온 우리 관세행정의 노하우와 경험을 함께 수출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관세제도가 녹아있는 유니패스 수출을 통해 국제 관세행정의 표준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시스템 수출이 가져오는 이점이 강조했다. 우선 우리나라 관세행정시스템 수출은 높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낮아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정보기술(IT)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개발도상국에 유니패스를 수출할 경우 외화수입은 물론 경제발전을 지원한다는 대외적 명분도 얻을 수 있다. 특히 우리 기업 및 무역업체가 해외에서 우리나라와 동일한 고품질의 통관서비스를 받도록 지원하여 해외통관 분쟁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우리 기업의 대외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올해에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와 500만달러 규모의 단일창구시스템 수출 실무협상을 마무리 했으며, 탄자니아와도 시스템 구축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스리랑카, 니카라과 등 4개국과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연계한 시스템 수출을 추진하기 위해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낙회 관세청장은 “유니패스는 해외 전자통관시스템 구축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영국, 일본 등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유니패스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활발한 관세외교를 전개하여 수출확대 기반을 더욱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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