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ㆍ대학ㆍ연구기관 등 한 곳에 둬
외부 투자 촉진하려는 전략
세종테크밸리 내 산단용지 입주
ITㆍBTㆍET업체 등으로 한정
세제 혜택…첨단기업들 관심
도시 성장 견인 ‘핵심 축’ 부상
세종시 4생활권에 들어서는 산학연클러스터는 첨단산단(세종테크밸리)과 창조캠퍼스 등을 주축으로 연구개발부터 제조까지 한 곳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꿈꾸고 있다. 행복청 제공
세종시에선 이젠 ‘세베리아(세종시와 시베리아의 합성어)’라는 말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정부기관 이전이 거의 마무리되고, 도시 기반시설도 어느 정도 갖춰지면서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각종 편의시설이 속속 입주하면서 주민 만족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행정도시건설청(행복청)은 2단계 건설의 원년인 올해부터 도시의 자족 기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족성 확보의 핵심은 세종시 남동쪽 4생활권에 들어설 ‘산학연 클러스터’이다.
산학연 클러스터는 행복청이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을 한 곳에 집적화해 외부 투자를 촉진하려는 회심의 전략이다. 사이언스파크(세종테크밸리ㆍ기업 및 연구기관)와 창조형캠퍼스(대학)를 통한 시너지는 ‘한국형 실리콘밸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세종테크밸리는 행복도시 개발 이후 처음으로 공급하는 산단 용지로 4-2생활권(집현리)에 총면적 32만㎡ 규모로 조성된다. 입주 기업은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친환경에너지기술(ET) 융합산업 관련 업체로 제한됐다. 행복청은 2020년까지 국내ㆍ외 첨단기업 500개를 유치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곳은 승용차로 대덕특구와 10분, 오송과는 20분 거리에 있어 첨단기업ㆍ연구소ㆍ고급과학기술인력 간 협력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행복청의 설명이다.
세종테크밸리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지난 2월 세종테크밸리 중심부 4만7,950㎡(14필지)에 대한 1차 모집공고에 이어 가진 분양설명회에선 120여개의 첨단 기업들이 입주에 관심을 보였다.
건설청은 보다 적극적인 유인책도 마련했다. 토지를 조성원가(248만원/3.3㎡당)의 65~90% 수준인 159만~169만원에 공급키로 했다. 상업시설이 10%까지 허용되는 복합용지는 220만~243만원에 분양한다. 세제도 취득세는 75%, 재산세는 5년 간 75%를 감면하고, 무이자할부, 공동주택 특별분양권 등 각종 혜택을 기업에 제공할 방침이다.
오는 11월 참신한 아이디어나 기술을 보유한 신생ㆍ벤처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돕는 공공임대형 지원센터도 착공, 2018년 완공키로 했다. 이 곳에는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국내 최고 대학의 연구개발 지원센터를 비롯해 금융ㆍ법률 등 기업서비스 기능까지 갖출 계획이다.
올 상반기에는 소규모연합체(미니클러스터), 하반기에는 산학융합지구 지정을 통해 국비지원의 길도 닦아 놓기로 했다. 미니클러스터는 업종별 산학연 협의체로, 산업부에서 승인하면 연간 최소 1억원에서 최대 10억원 정도의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산학융합지구로 지정되면 관련 법에 따라 산단 경쟁력 강화 및 근로자 교육 등을 위해 5년 간 총 12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게 된다.
행복청은 외국계 기업과 연구소 유치를 위한 지원 제도도 마련할 예정이다. 내년에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통해 임대료와 법인세 감면 등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다.
세종테크밸리 입주희망 기업은 다음 달 16일부터 20일까지 신청서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6월 중순까지 대상기업 선정 및 입주ㆍ분양계약 체결 등 절차가 진행된다.
행복청은 세종테크밸리 복합용지 내에 민간 분양형 지식산업센터도 허용키로 했다. 더불어 국제적으로 친환경 산단 인증(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도 받을 참이다.
교육ㆍ연구ㆍ창업보육 등 산학협력 기능을 수행하는 창조형 캠퍼스(총 162만㎡)에는 이미 해외 유명 대학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아이비리그 코넬대가 입주 의향서를 제출했고, 아일랜드 코크대도 고려대와 공동 석사학위 과정 개설을 협의 중이다. 아일랜드 최초의 대학인 트리니티 대학은 창조형 캠퍼스 내 공동캠퍼스 참여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공동캠퍼스는 입주 대학들이 연구시설을 독자적으로 사용하고, 도서관과 체육관 등 지원시설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개념이다. 행복청이 건물을 짓고, 대학들은 임대로 입주하게 된다. 소규모로 개별 입주나 분교를 희망하는 대학들을 위한 부지도 공급한다.
이밖에 상업ㆍ문화지역으로 산학연클러스터 소통의 장이자 활력의 공간이 될 캠퍼스 타운도 5만㎡ 규모로 들어선다.
행복청 도시성장촉진과 이상영 사무관은 “산학연클러스터는 한 마디로 행복도시를 완성하는 중요한 수단이고, 이 가운데 세종테크밸리는 기업 유치의 교두보이자 본격적인 도시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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