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저지하기 위한 2, 3위 주자의 연대가 하루도 넘기지 못해 파열음을 내고 있다.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모두 아전인수 해석을 내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5일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의 대의원 과반 득표를 막기 위해 전날 ‘크루즈 의원은 인디애나(5월3일), 케이식 지사는 오리건(5월17일)과 뉴멕시코(6월7일) 경선에 집중하겠다’고 합의한 것을 둘러싸고 두 후보 사이에 다른 해석이 제기됐다. 57명 대의원을 승자독식 방식으로 결정하는 인디애나 주에서의 승리가 절실한 크루즈 의원은 날이 밝자마자 인디애나에 기쁜 소식을 전했다. 그는 “전날 합의는 ‘빅 뉴스’다. 존 케이식 후보가 인디애나에서 나와 트럼프의 양자격돌 구도를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곧바로 케이식 지사의 반박이 터져 나왔다. 인디애나 주에서 선거운동을 펼치지 않을 뿐, “인디애나 주 유권자들은 당연히 내게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디애나에서 선거 자금 모금 활동을 벌이고 주지사인 마이크 펜스를 만날 계획까지 함께 전하며, 인디애나 경선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재확인했다.
‘반 트럼프’ 공동 선언 하루 만에 케이식 진영이 이탈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자 크루즈 의원을 지지하는 특별 정치활동위원회(슈퍼팩ㆍSuper PAC)도 인디애나에서 케이식 비방 광고를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크루즈 진영도 ‘반 트럼프’연대를 충실하게 이행할 태세는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크루즈 진영 관계자들이 케이식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의 크루즈 지지자들이 ‘반 트럼프 연대’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케이식 지사에 투표하는 일이 없도록 내부 단속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한편 두 진영의 연합 전선이 균열을 드러내자 트럼프는 두 후보의 허약함이 드러났다고 반격에 나섰다. 크루즈 의원을 ‘거짓말쟁이’, 케이식 지사를 ‘38분의1’(38개 지역에서 1곳만 승리했다는 뜻)이라고 지칭한 뒤, “사람들이 원하는 걸 말하는 후보를 패배시키기 위해 정치계에 오래 몸담은 두 명이 공모를 하게 된 건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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