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총선에서 패해 여당 자리를 내놓은 미얀마 군부 측 정당이 아웅산 수치와 협력한 인사를 포함해 고위 당직자들을 대거 출당 조치했다. 이번 조치의 의미를 두고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출당 인사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 측 정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최근 슈웨 만 을 비롯한 고위 당직자 17명의 당적을 박탈했다. 슈웨 만은 USDP가 여당의 지위를 갖고 있던 5년간 하원의장과 상하원 합동회의 의장을 지냈고, 최근까지 USDP의 총재 대행을 맡아왔던 인물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수치가 주도하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뒀지만, 수치는 지난 2월 의회 출범과 동시에 슈웨 만을 입법 관련 특별 자문위원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슈웨 만은 “당원이든 아니든, 당을 대표하든 그렇지 않든, 나는 국민을 위해 일할 것”이라며 “나의 정치는 국민의 안전과 복리, 그리고 국가의 발전에 맞춰져 있다”고 당의 조치를 수용했다.
슈웨 만 외에도 당 중앙집행위원이었던 저 민트 페 등도 출당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의 출당 인사들은 당적 박탈에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SDP 측 의원들은 이번 조치가 총선 패배 후 당 지도부 물갈이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얀마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지난달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USDP 총재로 돌아온 테인 세인 전 대통령이 당권 장악을 위해 정적들을 축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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