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여간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의 2.7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KB금융경영연구소의 '전세 제도의 이해와 시장 변화' 보고서를 보면, 주택 전셋값은 2009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6년 8개월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 전셋값은 이 기간 42.8% 상승,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15.9%) 보다 약 2.7배 높았다.
반면 정기 예금금리는 2009년 8월 연 4.09%에서 올 2월 연 1.73%로 반 토막 넘게 떨어졌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차인에게 높은 전셋값을 받아 은행에 고스란히 예금해도 예전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한다는 얘기다.
임차인은 임차인대로 전셋값 고공행진 탓에 상대적으로 덜 비싼 월세로 내몰리고 있다. 전국 전·월세 전환율은 2011년 9%대였으나 최근에는 6%대까지 떨어졌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이 비율이 낮으면 상대적으로 전세보다 월세 부담이 낮다는 의미다. 높으면 그 반대를 뜻한다.
이처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전세에 견줘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세 때문에 월세 비중은 점점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의하면 월세 비중은 2012년 50.5%에서 2014년 55.0%로 4.5%포인트 늘었다. 월세 거래도 지난 2014년 60만 건에서 작년 65만 건으로 5만 건 증가했다.
KB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전세보다 상대적으로 월세가 저렴한 데다가 임대인 역시 시장금리보다 높은 월세 운영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려 하기에 당분간 전세의 월세 전환은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 호황에 힘입어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이 급증하는 점은 월세 전환의 속도를 더디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그는 "공급 증가는 월세 시장의 공실 증가 등 관리 위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상대적으로 전세 공급물량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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