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민(23ㆍCJ오쇼핑)이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깜짝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수민은 25일 중국 선전 건존 골프클럽(파72ㆍ7,145야드)에서 열린 선전 인터내셔널(총상금 28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이글 1개,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친 이수민은 요스트 루이튼(네덜란드), 브랜든 스톤(남아공) 등 공동 2위 그룹을 2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섰다. 우승 상금 41만2,353유로(약 5억3,000만 원)도 그의 몫이었다.
이번 우승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 선수로선 11개월 만의 유럽프로골프투어 우승이다. 지난해 5월에는 안병훈(25ㆍCJ그룹)이 BMW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이수민은 최경주(46ㆍSK텔레콤), 위창수(44ㆍ테일러메이드), 양용은(44ㆍKB금융그룹), 노승열(25ㆍ나이키골프), 정연진(26), 안병훈에 이어 유럽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한 7번째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2015시즌 1승을 거뒀고 신인왕까지 수상한 그는 대회 매 라운드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이수민은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줄곧 선두 자리를 지켰다. 전날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되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지만, 이수민은 이날 재개된 경기에서도 최상의 샷을 자랑했다. 그는 16번홀(파3)과 17번홀(파5)에서 버디와 이글을 묶어 3타를 줄이며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결국 ‘와이어 투 와이어’(1~4라운드 석권)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이수민은 ‘챔피언 퍼트 후 가장 먼저 무슨 생각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드디어 우승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 대회에서 아쉬웠던 플레이들이 마음속에 무겁게 자리하고 있었는데 우승 후 그 감정들이 씻은 듯 내려가는 기분도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 2월 말레이시아 대회에서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긴장한 탓에 우승하지 못했다”며 “어제부터 긴장이 됐지만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생각할 시간을 가진 것이 좋은 방향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우승으로 그는 8월 리우 올림픽 출전에도 청신호를 켰다. 그의 세계랭킹은 종전 128위에서 75위 이내로 치솟을 전망이다. 현재 리우행이 유력한 선수는 안병훈과 김경태(30ㆍ신한금융그룹)다. 안병훈은 세계랭킹 31위에 올라 있고 김경태는 62위다. 이수민은 7월 초까지 한국 선수 상위 2명 이내에 들 경우 올림픽 출전 티켓을 획득하게 된다.
이수민은 “두 선배가 워낙 (골프를) 잘 치시는 분들이다”면서도 “컨디션 관리에 신경 쓰겠다”고 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유럽투어 대회의 월드랭킹 포인트가 크기 때문에 그런 대회 위주로 출전 계획을 잡고 있다”고 전략도 내비쳤다. 아울러 “좋은 감을 유지하겠다. 올림픽 출전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도 곁들였다.
이수민에겐 국제대회와 관련해 뼈아픈 기억이 있다.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그때 너무 좌절했다”고 당시를 회상한 이수민은 그러면서도 “아시안게임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처럼 골프 실력이 많이 늘고 유럽무대에서 활약하게 된 상황을 즐기다 보면 더 좋은 기회가 앞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올림픽 출전을 기대했다.
한편 이수민과 함께 대회에 출전한 양용은(44)은 1오버파 289타로 공동 54위에 그쳤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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