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총선 이후 바뀌지 않는 게 하나 있다. 연일 박근혜 대통령을 직설적으로 공격하는 일이다. 안 공동대표는 25일 처음으로 서울 마포 당사가 아닌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제3의 원내 교섭단체로 인정받은 첫날에도 그의 박 대통령 때리기 화법은 이어졌다. 그는 “박 대통령과 정부가 아직도 일방통행 식 국정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회생 대책을 내놓으라”고 했다. 누리과정 예산 지원의 법제화를 주장하면서는 “정부가 제시한 방안은 박근혜 대통령식 고집”이라고 발언했다.
안 공동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나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가 아닌 박 대통령에게 화살을 던지는 것은 지난 18일 총선 이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그는 “박 대통령부터 독단과 독주 대신 대화와 협력으로 근본적인 국정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21일에는 “박 대통령이 안하무인인 것은 국민들에게 선택권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고, 23일에는 “박 대통령과 정부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을 겨냥해 동원된 ‘일방통행, 고집, 안하무인, 독단, 독주’등은 대화 상대에게는 잘 쓰지 않는 단어들이다.
안 공동대표가 야권 경쟁자인 더민주가 아닌 박 대통령에게 견제구를 던지는 것은 대권 행보에서 우유부단한 이미지를 씻어내고 ‘강철수’ 이미지를 심는 측면이 있다. 국민의당을 대안야당으로 선택한 지지층의 결집이 한층 단단해질 수도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박 대통령과 정권에 맞설 적임자는 국민의당과 자신임을 강조, 야권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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