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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운호 측, 항소심 때 현직 부장판사에 구명 로비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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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운호 측, 항소심 때 현직 부장판사에 구명 로비 시도

입력
2016.04.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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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보수 파장 속 논란 가중

“재판부에 선처 요청 전해달라”

지인 통해서 부탁했지만

부장판사 “적절하지 않다” 거절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100억원대 해외 원정도박으로 수감 중인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면하기 위해 현직 부장판사에게 구명 로비를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착수금 20억원에 대법원 판례로 금지된 형사사건의 성공보수 30억원 등 거액 수임료 논란이 법조계에서 파장을 낳는 가운데, 현직 부장판사에게 재판부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2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정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은 원정도박 사건의 항소심 선고를 앞둔 3월쯤 지인을 통해 수도권의 한 지방법원 K 부장판사에게 담당 재판부에 선처해달라고 얘기해달라는 취지의 구명 로비를 했다. 올해 2월 법원 인사 뒤 정 대표의 2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 부장판사가 과거 K부장판사가 재직 중인 지법에서 근무했던 부장판사로 변경되자 안면이 있던 K 부장판사에게 부탁한 것이다.

K 부장판사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운호 대표를 아는 성형외과 의사 지인이 제게 ‘(2심 선고를 하는) J 부장판사가 이곳에 있다가 갔으니까 혹시 알면 선처해달라고 전해달라’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K 부장판사는 그러나 “지인에게 ‘그분은 문제가 많고 신문에 (안 좋은 일로) 나왔다. 재판부에 그런 부탁을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며 “실제로 담당 부장판사에게 전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 부장판사와 정 대표는 2013년 7월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K 부장판사의 딸은 그 무렵 한 미인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네이처리퍼블릭이 이 대회의 후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K 부장판사는 “딸과 관련한 일로 (정 대표를) 봤었다. 정 대표가 (대회) 심사위원인지 후원인지 그랬다는 거 같다”며 “대회 당일 한 번 만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K 부장판사는 “재판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의 2심과 관련해 석연찮은 대목은 더 있다. 당초 2심 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 A 부장판사가 맡았었다. 하지만 A 부장판사는 이 사건을 맡기 곤란하다고 판단해 사건 기피 신청을 냈고, 형사항소5부로 사건은 재배당 됐다. 법원 관계자는 이날 재판부 변경과 관련해 “현재 파악이 어렵다. 사정을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사건을 넘겨 받고 변론을 재개한 뒤 올 2월 인사에서 대구고법으로 간 B 부장판사도 “앞선 재판부의 기피 이유는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정 대표의 구명 로비 시도는 결국 2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되면서 불발로 끝났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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