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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PD에 최근 전화 건 정형돈

입력
2016.04.2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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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와 개그맨 정형돈. 뉴시스
김태호 PD와 개그맨 정형돈. 뉴시스

불안장애로 지난해 12월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한 방송인 정현돈이 최근 MBC ‘무한도전’을 연출하는 김태호PD에 연락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25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김 PD는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서강대학교의 이냐시오관 강당에서 ‘‘무한도전’에서 배우는 삶의 자세’란 주제로 강연을 하다 “최근 새벽 2시에 정형돈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 PD가 정형돈 얘기를 꺼낸 건 정형돈이 ‘무한도전’에서 마음 고생을 가장 많이 한 멤버였기 때문이다. KBS2 ‘개그콘서트’에서 갤러리 정 등 감칠맛 나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사 왔던 정형돈이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건너와 적응을 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움츠러든 일이 있어서다. 정형돈은 ‘무한도전’ 초기인 2007~2010년에 캐릭터를 잡지 못하고 겉돌아 ‘웃음 사망꾼’처럼 간주됐다. 이 때를 떠올리며 김 PD는 “정형돈을 ‘왜 같이 가느냐’며 항의하는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우린 처음부터 부족한 사람이 모여 프로그램을 꾸린 건데, 여기서 우열을 나눠서 잘하는 사람을 남기고 못 하는 사람 을 빼는 건 현실과 닮은 것 같아 최대한 보호하면서 간 것”이라는 제작자로서의 소신을 들려줬다.

‘무한도전’에서 비틀거렸던 정형돈은 자주 술을 마셨다. 정형돈이 술을 마시고 새벽 3~4시만 되면 유재석 등 멤버들을 비롯해 김 PD에 전화를 걸었단다. 김 PD는 “그 때 잘못 받으면 잠을 다 자는 것”이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김 PD는 ‘오즈의 마법사’ 속 사자 캐릭터를 예로 들어 정형돈의 마음을 달랬다. 김 PD는 “걔는 사자인데 나비를 보고 무섭다고 숨고 그림자 보고 도망 다니고 그런다”며 “역설적인 캐릭터고, 못 웃기는 개그맨 캐릭터도 그 연장선상에서 보면 재미있지 않겠냐고 얘기했더니 정형돈이 엉엉 울더라”는 옛 얘기를 꺼냈다.

정형돈을 비롯해 박명수와 노홍철 등 일부 ‘무한도전’ 멤버들은 당시 ‘호감형 연예인’들이 아니었다. 이를 두고 김 PD는 “국장님이 ‘토요일 저녁에 외식과 데이트 포기하고 11번(채널) 틀었는데 박명수, 정형돈, 노홍철 나오면 너 같으면 기분이 좋겠느냐며 호감 가는 사람으로 안성기를 넣자고 했다”는 얘기를 해 학생들의 관심을 사기도 했다.

이날 강연에서 김 PD의 말을 접한 네티즌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비롯해 각종 연예게시판에 ‘유재석 노홍철 정형돈보다도 김태호PD가 예능국장과의 줄다리기에서 끝까지 버텨냈다는 게 오늘의 ‘무한도전’이 있었던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no41****), ‘정형돈이 돌아 오는 게 올해 ‘무한도전’ 최대 특집이다’(mura****), ‘정형돈의 묵직한 존재감이 그립다. 정형돈만의 매력으로 레전드 편이 되는 프로젝트도 참 많았었는데...’(lee3****)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형돈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25일 “정형돈의 방송 복귀 움직임은 아직 없다”고 말을 아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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