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모터쇼에 이름 올리며
자율주행차ㆍ콘셉트카 등 풍성
미래 비전 보여주는 모습 변신
中 창청 등 7인승 SUV 첫 선
혼다ㆍ폴크스바겐도 신차 소개
대륙서 고전 중인 현대ㆍ기아차
니로 등 앞세워 반전 노려
‘2016 베이징 모터쇼’가 25일 언론 행사를 통해 시작된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을 등에 업은 베이징 모터쇼는 이미 도쿄 모터쇼를 제치고 ‘세계 5대 모터쇼’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고전 중인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베이징 모터쇼를 계기로, 시장의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들의 혈전
올해 베이징 모터쇼의 주역은 중국 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인 SUV다. 수십개의 중국 토종 업체들은 저마다 신형 SUV를 전면에 내세웠다.
중국 최대 SUV 업체인 창청(長城)자동차는 히트작 하발의 7인승 모델을 처음 공개하고, 창안(長安)자동차도 자사 최초의 7인승 SUV ‘CX70’을 출시한다. 상하이자동차(SAIC)는 알리바바와 함께 개발한 차량용 시스템을 탑재한 신차 ‘롱웨이 RX5’를 준비했다. 다른 브랜드를 본뜬 차(일명 짝퉁)로 성장한 장화이자동차(JAC)도 새로운 대형 SUV를 내놓는다. 한때 마티즈 짝퉁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체리자동차는 SUV는 아니지만 미래지향적인 쿠페형 콘셉트카 ‘FV2030’을 통해 이미지 개선을 시도한다.
글로벌 업체들도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신형 SUV를 일제히 내보낸다. 혼다는 현지전략형 중형 SUV 콘셉트카(UR-V)를, 폴크스바겐은 ‘베이징 콘셉트’로 명명한 고급 충전식(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SUV를 세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역대 베이징 모터쇼에서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비전을 담은 콘셉트카보다는 당장 팔아 먹을 차가 주를 이뤘지만 올해는 이런 성격에 변화가 감지된다. 창안(長安)자동차가 모터쇼를 앞두고 본사가 있는 충칭(重慶)에서 베이징까지 2,000여㎞ 구간에서 벌인 무인 자율주행차 ‘대장정(大長征)’ 이벤트는 ‘기술력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바이두 등 중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들도 토종 완성차 업체들과 협업으로 개발한 자율주행차를 이번 모터쇼에서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에 도전하는 중국 IT기업 러에코(LeEco)가 지난 20일 베이징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콘셉트카 ‘LeSEE’도 모터쇼에 등장한다. 러에코는 순수하게 전기로 구동하는 이 자율주행차의 최고 속도가 시속 209㎞라고 밝혔다.
국산차의 ‘베이징 배수진’
중국 시장에서 토종 업체들에게 밀리고 있는 현대ㆍ기아자동차는 베이징에서의 ‘눈도장’을 발판으로 하반기 대역전을 노리고 있다.
현대차는 현지 양산 예정인 소형 세단 베르나의 후속 모델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올 하반기 중국 판매에 들어가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도 선보인다. 고급브랜드 제네시스 홍보를 위한 별도 부스에는 ‘G90’(한국명 EQ900)와 ‘G80’(한국명 제네시스), ‘뉴욕 콘셉트’ 등을 전시한다.
기아차는 현지에 처음 소개하는 국산 최초의 소형 하이브리드 SUV 니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니로는 중국에서 판매 중인 SUV를 통틀어 최고 수준 연비(19.5㎞/ℓ)를 갖췄다.
올해 초 급격한 판매량 감소를 겪은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보다 16.2%나 줄어든 36만9,320대로 1분기 실적을 마감했다. 혼다(40.6%) 도요타(34.1%) GM(22.4%) 포드(14.7%) 등 경쟁업체들의 판매량이 급증한 것과 대조적이다. 베이징 모터쇼에 출격하는 니로 등 신차들은 올해 현대ㆍ기아차 중국 실적을 좌우할 막중한 책임을 떠안았다.
쌍용자동차는 티볼리에 적재공간을 늘리고 4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한 ‘티볼리 에어’(현지명 XLV)를 모터쇼에서 선보인 뒤 중국에 출시한다.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티볼리는 지난해 현지 판매가 시작됐지만 높은 관세(22%)로 인해 판매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의 중국 시장 반응은 쌍용차가 현지 생산을 결정하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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