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 당국은 24일 30Km까지 날아간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에 대해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했다. 미사일이 물 속에서 솟구쳐 점화되는 초기 수중사출 단계까지는 진전을 이뤘지만, 제대로 궤도를 잡고 날아가지 못해 탄도미사일 기술에서 취약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전날만 해도 SLBM의 최소 사거리인 300km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평가절하했으나, 미국 내에서 자국의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SLBM의 위협에 대해 우려가 나오자 뒤늦게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북한의 SLBM에 대한 우리 군 당국의 평가는 “물 속에서 밖으로 솟구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일정한 궤도와 사거리를 갖춰 날라가지는 못했다”는 것으로 정리 된다. 우선 북한이 SLBM을 수면 위로 띄운 뒤 점화시켜 날아가는 이른바 ‘콜드런치(Cold Launch)’ 방식의 사출시험에는 성공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첫 사출시험에는 150m 밖에 날지 못했고, 이후 시험에선 잠수함의 발사관이 일부 깨지는 등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다만 북한이 ‘최대발사심도’에서 미사일을 쏴 올렸다고 주장했으나 군 당국은 수심 15m 이하의 얕은 물 속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심 50m 정도까지 내려가서 발사해야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기술적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번 발사에서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발동기’를 사용했다고 밝힌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고체발동기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을 가리키는 것으로, 실제 이번 발사에서 이전과 다른 불꽃색이 감지돼 고체 연료가 사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고체연료를 사용할 경우 수중에서 잠수함이 흔들려도 안정적으로 발사할 수 있어 더욱 위협적이다.
그러나 고체 연료를 장작하고도 30Km까지 비행하지 못한 것은 탄도미사일 발사 기술이 여전히 미흡하기 때문이란 게 군의 평가다. 고체 연료는 액체 연료와는 달리 비행 거리 조절이 불가능해 연료가 소진될 때까지 비행하도록 돼 있다. 군 관계자는 “비행거리가 30km 밖에 안 됐는데 그 사이에 미사일 단 분리와 대기권 재진입을 포함한 핵기폭장치 작동을 검증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말이 안 되는 얘기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이 공개한 시험발사 사진상으로는 미사일 단 분리나 탄두부의 핵 기폭장치 폭발 여부도 확인 되지 않는다.
다만 군사 전문가인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북한이 밝힌 요소들은 30km 사거리 안에서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고 본다”며 “미국 본토의 경우 현재 북한이 사용한 2천톤의 신포급 잠수함 플랫폼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상의 한계로 불가능하지만, 한반도는 물론 일본 오키나와 지역까지는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SLBM 전력화의 핵심기술인 수중사출 단계를 넘어서 비행시험 단계에 진입한 만큼 신포급 잠수함을 개량하고 사거리가 짧은 SLBM을 개발한다면, 한반도 주변 지역을 겨냥하는 작전 수행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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