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중 교통사고, 현장 이탈, 대전으로 이동, 잠적 후 경찰 출두….
음주운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창명의 사라진 20시간이 '미스터리'로 남았다.
이창명은 20일 오후 11시30분께 포르쉐 SUV 카이엔을 운전하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횡단보도에 있는 신호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문제는 그 이후다.
1억원이 넘는 차량이 반파가 났는데도 웬일인지 그는 현장을 부리나케 벗어났다. 친동생과 다름없는 전 소속사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 수습을 대신 맡겼다. 뒤늦게 사고현장에 나타난 경찰은 운전자가 이창명이라는 것을 알고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던 이창명은 사고 20여 시간이 지난 21일 오후 8시 10분께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했다. 강한 의혹을 사고 있던 음주운전 여부에 대해 "술을 못마신다"고 부인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 사라진 이유는 "가슴이 아파 인근 병원에 가느라 지인에게 수습을 맡겼다. 별 이상이 없어서 곧바로 대전으로 갔다.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데 중요한 투자 관련 약속이 있었다"고 했다. 전화가 불통인 이유는 "배터리가 없어서"라고 해명했다.
이창명을 사고 후 미조치라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경찰은 4시간쯤 조사했고, 음주 운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채혈 검사를 했다.
채혈 검사 결과는 보통 2~3일 걸리는데 의미는 없다. 음주 후 20시간이 지나면 측정이 불가능한 시간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의혹은 이뿐만 아니다. 사업상 중요한 일이면 왜 배터리 없는 폰을 가져갔는지, 몸이 멀쩡하다는 것을 안 뒤에도 1억원이 넘는 차를 뒤로 하고 그냥 대전을 갈 수 있었는지도 물음표로 남았다. 사고 낸 포르쉐는 한국문화공연이라는 곳의 법인 차량이라고 말했다. 유령회사라는 얘기도 거론된다. 2012년 7월에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이 회사엔 이창명이 유일한 직원이다. 공연회사라고 하지만 어떤 공연이 진행됐는지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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